황희찬(오른쪽)이 14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도하/연합뉴스
올림픽축구 예선 1차전 2-1 승
빠른 스피드·드리블로 수비 뚫고
우즈베크 왼쪽 측면 무너뜨려
문창진에 페널티킥 등 2골 도움
신문선 “황, 해결사 능력 보여줘”
빠른 스피드·드리블로 수비 뚫고
우즈베크 왼쪽 측면 무너뜨려
문창진에 페널티킥 등 2골 도움
신문선 “황, 해결사 능력 보여줘”
“황희찬 없었더라면… 아찔하다.”(신문선 명지대 교수)
“황희찬이 얻은 페널티킥에 운이 따랐다.”(김대길 해설위원)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이 14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살 이하 챔피언십 C조 1차전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거둔 승리(2-1)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선은 안도와 기대감이다. 올림픽팀은 예상보다 훨씬 센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승점 3을 확보해 예멘과의 2차전(16일)을 가벼운 마음으로 치를 수 있게 됐다. 2골을 넣은 문창진(포항)보다는 득점 기회를 엮어준 포항 유스 출신의 ‘한국판 수아레스’ 황희찬(잘츠부르크)의 존재감에 더 후한 점수를 주었다.
삼벨 바바얀 감독이 이끄는 우즈베키스탄은 만만한 팀이 아니었다. 체격적으로 큰데다 시종일관 강력한 압박을 걸어왔다. 한국도 맞받아쳐 경기는 90분 내내 좁은 공간을 탈출하기 위한 사투의 연속이었다. 결국 물꼬는 이날 2개의 도움주기를 기록한 20살 막내 황희찬이 열었다. 신문선 교수는 “우즈베크의 배후를 뚫은 황희찬을 칭찬하고 싶다. 팀에는 해결사가 필요한데, 유럽파 황희찬이 혼자서 풀어나갈 수 있는 능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4-4-2 전형의 공격수로 나선 황희찬은 전반 19분께 상대 벌칙구역 왼쪽에서 일대일 돌파로 엔드라인 안쪽을 파고들었다. 공을 움직이면서 잡는 동작과 특유의 힘, 드리블 능력으로 수비수를 괴롭히면서 페널티킥 반칙도 얻어냈다. 느린 화면으로 보면 논란이 될 수 있지만 휘슬은 울렸고, 문창진이 키커로 나서 담대한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문창진은 “희찬이가 ‘내가 흥분해서 차면 안 된다’며 페널티킥을 양보했다”고 전했다. 문창진도 포철공고를 나와 이날은 프로축구 포항 유스 출신의 날이었다.
황희찬은 후반 3분에도 왼쪽 측면을 파고든 뒤 반대쪽으로 낮게 크로스를 올려 추가골을 도왔다. 상대 골키퍼와 수비수 사이를 절묘하게 빠져나간 공은 반대편 골지역으로 쇄도하던 문창진의 오른발에 걸렸고, 공은 비좁은 틈을 파고들어 골망 위쪽에 꽂혔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우즈베크는 상당한 스피드를 갖춘 팀이었다. 운 좋게 페널티킥을 얻었고 추가골도 터졌다. 황희찬은 앞으로 더 각광을 받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날 한국은 최전방에 황희찬과 진성욱(인천), 미드필더로는 류승우(레버쿠젠) 이창민(전남) 박용우(서울) 문창진을 기용했다. 중앙 수비수인 장신의 연제민(수원)과 송주훈(미토 홀리호크)은 상대의 골잡이 이고리 세르게예프(185㎝)를 막는 데 주력했다. 좌우 측면의 단신 풀백인 심상민(서울)과 이슬찬(전남)은 영리하게 공격과 수비에 가담하면서 출력을 높였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의 패스 플레이와 압박에 종종 허점을 노출시켰다. 후반 13분 도스톤베크 함다모프의 왼발 중거리포에 한 골을 내줬을 때 선수단의 분위기는 움찔했다. 김태륭 해설위원은 “우리 올림픽팀이 활발하게 움직이며 동시다발적으로 침투하는 공격이 돋보인다. 하지만 수비 전환 때의 타이밍과 선택에서는 좀 더 보완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태용 감독은 실점 뒤 문창진을 빼고 권창훈(수원)을 투입해 분위기 변화를 꾀했고, 마침 후반 25분 중앙선 부근에서 이창민과 공을 다투던 우즈베키스탄 선수가 과격한 슬라이딩으로 퇴장당하면서 유리하게 경기를 펼 수 있었다. 신태용 감독은 “약간의 실수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잘 싸워주었다. 예멘전에서 이겨야 2연승으로 편하게 갈 수 있다. 예멘을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되지만 다득점을 노릴 것”이라고 했다.
앞서 열린 C조 이라크와 예멘의 경기에서는 이라크가 2-0으로 이겨 조 선두가 됐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올림픽팀 C조 중간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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