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축구대표팀의 황희찬이 27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알사드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카타르와의 4강전에서 그라운드를 질주하고 있다. 도하/연합뉴스
카타르와 4강전 승리
발목 다쳤지만 후반 33분 투입돼
동점 상황서 3-1 승리 이끌어내
소속팀 복귀해 결승전엔 못나와
국내파 권창훈·김현·문창진 등도
체력전·전술 변화에 맞춰 맹활약
“K리그 23살이하 의무 출전 효과”
발목 다쳤지만 후반 33분 투입돼
동점 상황서 3-1 승리 이끌어내
소속팀 복귀해 결승전엔 못나와
국내파 권창훈·김현·문창진 등도
체력전·전술 변화에 맞춰 맹활약
“K리그 23살이하 의무 출전 효과”
“황희찬만 있으면 된다. 미치는 놈이 나와야 하는데….”
신태용(46)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은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살 이하 챔피언십을 앞둔 지난해 말 이렇게 말했다. 최전방 요원인 박인혁과 최경록이 빠진 것을 안타까워하면서도, “황희찬이 있어 괜찮다”고 강한 신뢰감을 보였다.
27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알사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 23살 이하 챔피언십 카타르와의 4강전 승리(3-1)는 황희찬(20·잘츠부르크)을 위한 무대였다. 비록 골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결승골과 쐐기골이 그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카타르와의 경기에서 가장 빛난 선수는 황희찬이다. 황희찬이 들어가면 팀이 달라진다. 공격수는 골로 말하지만, 황희찬은 골보다 중요한 승리를 불러온다”고 칭찬했다.
포철공고 출신으로 저돌적인 돌파능력을 갖춘 올림픽팀의 막내 황희찬은 후반 33분 류승우가 근육 경련을 호소하자 대체 투입됐다. 요르단과의 8강전 때 발목을 다쳐 통증이 있었지만 교체 순간 1-1 동점골을 허용해 팀이 위기에 빠지자 괴력을 발휘했다. 후반 44분 권창훈의 결승골은 황희찬이 출발점이었다. 아크 정면으로 파고들다 수비수 두 명 사이에 끼자 오른쪽의 김현한테 넘겼고, 골지역 오른쪽을 파고들던 이슬찬에게 연결된 공이 낮고 빠른 크로스로 이어져 권창훈의 득점이 가능했다.
5분이 주어진 후반 추가시간에는 더 큰 잠재력이 폭발했다. 중앙선 아래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황희찬은 옆선을 타고 상대 진영 중앙까지 넘어갔고, 달려들던 수비수 두 명도 제친 뒤 벌칙구역 모서리 부근에서 또 한 명을 벗겨낸다. 이어 열린 공간에서 본인이 직접 슈팅을 할 수 있었지만, 골지역 오른쪽에 포진하고 있던 문창진에게 공을 넘겨 쐐기골을 이끌었다. 이영표 해설위원은 “황희찬이 거의 70m를 질주해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고 했다. 종횡무진한 황희찬은 경기 뒤 “아픈 줄도 모르고 뛰었다”고 했다.
FC바르셀로나의 루이스 수아레스를 연상시키는 황희찬은 조별리그부터 골은 기록하지 못했다. 오히려 문창진과 권창훈 등 미드필더가 각각 4골씩을 터뜨렸다. 하지만 선이 굵으면서 이타적인 플레이를 하는 황희찬의 움직임은 가장 돋보였다. 전문가들은 황희찬이 앞으로 분데스리가 등 더 큰 무대로 진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에 의해 A팀에 호출될 수도 있다. 황희찬은 결승에 올라가면 잘츠부르크 팀으로 복귀하겠다는 약속에 따라 일본과의 결승전에는 나올 수 없다.
이날 경기에서는 K리그 출신 선수들도 저력을 과시했다. 골키퍼 김동준(성남)을 비롯해 공격진의 김현(제주), 문창진(포항), 이창민(제주), 권창훈(수원), 김승준(울산), 이영재(부산)와 수비진의 심상민(서울), 이슬찬(전남), 연제민(수원), 정승현(울산) 등 대부분의 선수들은 모두 K리그 자산이다. 이들은 K리그가 23살 이하 선수들의 출전을 의무로 부과하면서 실전 능력을 끌어올렸다. 신태용 감독이 요구하는 매우 빠른 패스 축구를 소화해내고, 3-4-3, 4-4-2, 4-2-3-1, 4-1-4-1 등 다양한 전형에 대한 높은 전술 이해력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장기 체력전에서 지지 않고 매번 전력질주하고 있다. 조연상 한국프로축구연맹 사무국장은 “K리그 선수들이 활약하면서 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림픽축구팀의 선전이 올 시즌 프로축구 무대의 열기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2016 아시아축구연맹 23살 이하 챔피언십 결승전
김현
권창훈
문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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