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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다 함께” 리더십, 도하에서 새역사를 쓰다

등록 2016-01-27 19:17수정 2016-01-27 21:33

한국 축구, 세계 첫 올림픽 8연속 진출

비주류 신태용 감독 팀융합 강조
스타 없는 대표팀 정예로 만들어
카타르 꺾고 올림픽축구 새 장 열어
5가지 수비 형태 선뵈며 상대 허찔러
30일 일본과 우승 놓고 마지막 일전
신태용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이 27일(한국시각) 카타르전에서 문창진의 추가골이 터지자 기뻐하고 있다.
도하/연합뉴스
신태용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이 27일(한국시각) 카타르전에서 문창진의 추가골이 터지자 기뻐하고 있다. 도하/연합뉴스
내로라하는 고교, 대학 출신도 아니다. 그야말로 비주류 감독인데, 실족하면 곳곳이 지뢰밭이다. 속절없이 승리해야만 딱 하나의 살길이 보인다. 그 위험을 떠맡았을 때, 그는 “난, 난놈”이라며 가볍게 받아들였다. 지도자 인생을 좌우할 운명 앞에서 이런 낙관주의는 무모해 보였다. 하지만 장악력과 용병술 아래 최약체 팀은 정예가 됐고, 한국 올림픽축구 역사의 새 장을 열었다.

신태용(46) 감독이 이끄는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이 27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알사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살 이하 챔피언십 4강 카타르전에서 3-1로 승리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30일 밤 11시45분 일본과 우승을 다툰다. 한국은 1~3위에 주어지는 리우올림픽 본선 출전권도 챙겼다. 8회 연속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 선수로 나갔던 신태용 감독은 24년 만에 감독으로 출전한다.

올림픽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7일(한국시각) 카타르 알사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살 이하 챔피언십 카타르와의 4강전에서 승리한 뒤 교민 응원단에게 인사하고 있다. 도하/연합뉴스
올림픽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7일(한국시각) 카타르 알사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살 이하 챔피언십 카타르와의 4강전에서 승리한 뒤 교민 응원단에게 인사하고 있다. 도하/연합뉴스
현역 시절 성남 일화에서 401경기 99골 68도움주기를 기록한 신태용 감독은 프로축구의 레전드로 최우수선수도 두차례나 차지했다. “한국 최우수선수는 외국에 가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로 자존심이 센 그는 2010년에는 친정팀 성남을 이끌고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도 제패했다. 하지만 2012년 경질된 뒤 변방에 머물렀다. 영남대 출신에다 국가대표팀에서는 큰 족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용수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에 의해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보좌하는 코치로 뽑혔고, 지난해 2월 올림픽팀 사령탑까지 겸임하면서 웅크렸던 날개를 폈다.

23살 이하 올림픽대표팀은 1993~95년생 선수로 구성돼 있다. A대표팀의 권창훈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스타가 없다. 스타 가뭄을 뜻하는 이른바 ‘골짜기’ 세대다. 그러나 신세대의 눈높이에서 교감하는 신 감독은 다르게 생각했다. “한국 축구가 2002년 월드컵 이후 성숙했다. 능력을 잘 끌어내면 우승도 가능하다”며 큰소리쳤다. 토너먼트 방식이어서 긴장도는 극에 달했지만 주전보다는 벤치 선수들에게 더 많은 시간을 쓰며 23명의 선수단을 하나로 만들었다. 카타르와의 경기 전 선수들과 함께 “다 함께”, “다 함께”를 목청껏 외친 것은 일치된 팀 분위기의 단면이다.

신태용 감독은 이번 대회에 5가지의 수비 조직 형태를 선보였다. 공격력이 날카로운 카타르와의 경기에서는 3(수비)-4(미드필더)-3(공격)으로 수비 강화 전형을 내세웠고, 후반 4-4-2로 변화를 주면서 류승우, 권창훈, 문창진의 폭풍골을 이끌어냈다. 이영표 축구해설위원은 “카타르전 승리는 파격 전술을 들고나온 신태용 감독의 승리”라고 정리했다.

신태용 감독은 “보여줄 것은 다 보여주었고, 올림픽 본선 진출도 달성했다. 그러나 우승이 남았다. 한국과 일본의 축구팬들이 한일전을 기대하고 있으니 두 팀이 페어플레이를 하고 멋진 축구를 해서 동아시아축구가 위대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생각하는 축구, 강도 높은 패스 축구, 투혼의 축구를 펼치기에 우승 트로피를 가져올 확률은 높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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