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경기를 이기는 것은 쉽지만, 결승까지 5~6 경기 연속 승점을 따야 이룰 수 있는 대회 우승은 쉽지 않다. 운이 따라야 하지만 한 나라의 축구 저력이 트로피의 향배를 바꾸는 힘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동아시아의 축구의 강호 한국과 일본이 30일(한국시각) 밤 11시45분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경기장에서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살 이하 챔피언십 결승전을 벌인다. 16개 참가국 가운데 8개팀을 차지한 중동 국가가 결승에 오르지 못한 것을 보면 아시아축구연맹 무대에서 여전한 한국과 일본의 위상을 반영한다. 통상 23살 이하까지의 나라별 전력 편차는 A대표팀간의 격차보다 크지 않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연령별 대결에서도 한국과 일본의 강세는 드러났다.
신태용 감독은 “선수로 뛸 때도 일본전에서 지지 않았다”며 필승을 다짐했다. 공격의 무게감을 주는 황희찬이 소속팀의 복귀 요구로 잘츠부르크로 돌아갔고, 오른쪽 풀백 이슬찬은 경고 누적으로 나오지 못한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일본과의 경기 때 정신적으로 준비를 하고, 벤치 선수의 능력도 주전과 차이가 없다. 체격적으로 일본 선수들보다 큰 것은 조상 덕이다. 신태용 감독은 수비시 적극적인 압박을 가하고, 공세 때는 권창훈, 문창진, 이창민, 류승우 등 발빠른 미드필더를 활용한 득점을 기대하고 있다. 4강전 카타르와의 경기에서 빛나는 조연 구실을 했던 1m88의 김현이나 진성욱 등을 활용한 제공권 장악도 기회를 열어줄 것으로 보인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일본이 기술이 있지만 23살 연령대에서는 파워도 있어야 한다. 우리 쪽 진영에서 상대가 점유율을 갖지 못하도록 한다면, 몸싸움이나 피지컬에서 강한 한국이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의 데구라모리 마코트 감독은 “한국을 넘어 아시아 정상 오르겠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23살 대회인 2012 런던올림픽 3~4위전, 2014 인천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한국에 모두 졌다. 올림픽팀 선수 대부분은 A대표팀으로 그대로 올라가게 된다. 때문에 한국에게 더 이상 지면 안 된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 데구라모리 감독은 “한국이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조직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경계했다. 역대 한일 올림픽팀 맞전적은 한국의 6승4무4패 우위다.
한편 신태용 감독은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의 공격수 손흥민을 올림픽 본선의 와일드카드로 뽑을 가능성에 대해, “말할 수 없다. 우리나라 축구 선수 모두의 사기 진작 문제가 있다. 이제는 말 한 마디가 조심스러우니 자중하겠다”고 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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