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이 다른 메시가 극강의 골키퍼 체흐도 뚫었다.
FC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는 24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서 열린 2015~201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원정 경기에서 두 골을 몰아넣으며 아스널을 2-0으로 꺾는 선봉이 됐다. 최강의 클럽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안방에서 두 골을 내준 팀이 2차전에서 뒤집기를 하기는 쉽지 않다. 2차전은 3월17일 바르셀로나의 홈 경기장에서 열린다.
메시와 루이스 수아레스, 네이마르를 포진시킨 MSN라인은 강력했다. 셋의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다. 하지만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꼽은 ‘월드 클래스 딱 2명’(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메시) 가운데 하나인 메시의 파괴력은 확실히 달랐다. 팽팽한 공방과 균형이 메시의 발끝에서 완전히 바르셀로나 쪽으로 기울었기 때문이다.
메시의 위대함은 후반 26분 첫골에서 드러났다. 상대 왼쪽 측면에서 가랑이 사이로 공을 빼준 수아레스의 도움을 바탕으로, 네이마르가 순식간에 벌칙구역까지 접근했다. 네이마르는 숨막힐 정도로 달려드는 상대 수비 두 명 사이로 패스를 넣었고, 한참을 달려온 메시는 곧바로 슛을 하지 않고 한 템포 죽여 아스널 골키퍼 페트르 체흐의 동작을 빼앗았다. 짧은 순간이지만 수 싸움에 이긴 메시는 왼발로 빠르게 슈팅을 했고, 쓰러진 채 손을 뻗었던 체흐도 흔들리는 골망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메시는 그동안 체흐를 상대로 골을 터뜨리지 못하다가 7번째 경기(10시간11분)만에 골을 넣었다고 <비비시>가 전했다. 그 정도로 체흐는 강력했으나, 그 점을 잘 알고 있는 메시가 이번엔 체흐를 속였다.
아스널의 체흐는 이날 전반과 막판에도 상대의 기습적인 슛을 여러 차례 막아내는 등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수문장의 저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메시한테 동작을 빼앗기며 첫골을 내준 뒤 페널티킥에서도 방향을 잘못 잡아 두 번 당했다. 냉정하고 침착한 체흐 골키퍼조차 메시의 영리한 플레이에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메시는 후반 38분 자신이 얻은 페널티골을 골문의 왼쪽 구석으로 차 성공시켰다.
아스널은 전반 22분 알렉스-옥슬레이드 체임벌린의 결정적인 슈팅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2010년과 2011년에도 안방에서 비기거나 이긴 뒤 바르셀로나로 향했지만 결과는 바르셀로나를 넘지 못했다. 8강 진출은 사실상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바이에른 뮌헨은 유벤투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토마스 뮐러와 아리언 로번의 연속골로 2-0으로 앞서가다 두 골을 내주며 2-2로 비겼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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