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덕제 수원FC 감독
1부 승격팀…19일 성남과 맞대결
진팀 구장에 상대편 깃발 꽂기로
조덕제 감독 “준비 끝” 승리 자신
진팀 구장에 상대편 깃발 꽂기로
조덕제 감독 “준비 끝” 승리 자신
“준비는 돼 있다. 오라!”
조덕제 수원FC 감독은 19일 오후 2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2016 K리그 안방 개막전인 성남과의 대결을 앞두고 바쁘다. 16일 전화를 걸자, “지금 비디오 분석 중”이라는 답만 하고 끊는다.
지난해 챌린지리그에서 뛰다가 올해 클래식으로 승격한 수원FC는 같은 연고지의 기업구단인 수원 삼성과는 다른 시민구단이다. 시 재정에 전적으로 의존하며, 선수단 인건비도 12개 구단 가운데 상무를 제외하고는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 반면 같은 시민구단인 성남은 거의 기업형에 버금가는 지원을 받는 호화 군단이다. 앞서 양쪽의 시장이 승리하는 팀의 구단 깃발을 상대방 운동장에 걸자는 제안을 해 자존심도 걸려 있다.
지난해 뛰던 핵심 선수들을 더 좋은 조건의 팀으로 보내준 수원FC는 새로운 팀으로 탈바꿈했다. 13일 열린 전남과의 원정 개막전에서는 선발 11명 가운데 골키퍼와 중앙수비수 등 4명을 뺀 7명이 새로운 얼굴이었다. 그럼에도 조 감독은 특유의 스피드 축구와 ‘막 공격’으로 총 슈팅수에서 17 대 9로 압도했다. 전반에는 수비 안정화를 꾀했지만, 후반에는 매서운 공격력을 뽐냈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조덕제 감독의 빠른 축구가 선수들한테 전파된 것 같다. 상당히 공격적인 마인드로 경기를 하니까 팬들이 좋아한다. 전방과 중앙, 수비의 뼈대도 비교적 잘 구축됐다”고 평가했다.
3년째 수원에서 뛰는 블라단과 호주 출신의 새 선수 레이어가 탄탄한 중앙 수비벽을 쳤고, 측면에서는 선발로 이승현과 윤태수, 후반에는 김병오와 김부관이 대체 투입되면서 스피드 축구에 발동을 걸었다. 조 감독은 “아직 벨기에 출신 공격수 마르빈 오군지미와 스페인 출신 미드필더 가빌란이 뛰지 못하고 있다. 몸이 회복되고 팀에 녹아드는 4월이 되면 전력은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스타 출신이 아닌 조덕제 감독은 광주FC의 남기일 감독, 제주의 조성환 감독 등과 함께 주목받는 지도자로 꼽힌다. 선수 때의 지명도와 상관없이 실력으로 인정받으려는 욕심이 강하다. 90분간 경기를 세분화해 운영하고, 선수단을 장악하는 지도력이 뛰어나다. 올 시즌 강등을 면하기 위한 승점도 45점(11승12무15패)으로 정해둘 정도다. 조 감독은 “운동장에서 상대편의 깃발을 걸든 말든 우리는 신경쓰지 않는다. 공격과 수비를 구분하지 않는 우리 식의 축구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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