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23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2차 예선 레바논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각오를 밝히고 있다. 오른쪽은 대표팀 주장 기성용. 안산/연합뉴스
축구대표팀, 24일 레바논과 격돌
침체 겪는 유럽파들 이례적 발탁
슈틸리케 “그동안 기여한 점 감안”
침체 겪는 유럽파들 이례적 발탁
슈틸리케 “그동안 기여한 점 감안”
유럽파 살아나라!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24일 저녁 8시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벌이는 레바논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7차전 경기를 앞두고 이런 주문을 외운다. 이미 G조 6전 전승으로 최종예선 진출은 확정했고, 실점 없이 이기게 되면 역대 A매치 7경기 무실점 승리 기록과 동률을 이룬다. 맞전적에서 8승2무1패의 우위를 지키는 한국(57위)은 피파 랭킹에서도 레바논(145위)을 크게 앞선다. 승리 확신이 넘치는 슈틸리케 감독의 고민은 다른 데 있다. 바로 유럽파다.
대표팀 소집 유럽파 가운데 시즌 7골을 기록하며 주가를 높이는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을 제외하면 대개 일시적인 침체를 겪고 있다. 기성용(스완지시티)은 2월 뇌진탕 충격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이청용(크리스털팰리스)도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수비수 김진수(호펜하임)나 박주호(도르트문트)는 거의 벤치를 지키고 있어 비상이 걸렸다. 올림픽팀의 와일드카드로 뽑힌 손흥민(토트넘)은 그나마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토트넘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이번 소집에서는 제외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일부 유럽파는 현재의 상황으로는 대표팀에 뽑혀서는 안 된다. 하지만 그동안 많이 기여했기 때문에 보은 차원에서 뽑았다”고 했다. 내심 유럽파 선수들이 대표팀 경기에서 자신감을 회복해 소속팀에서 더 잘 뛰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할 것이다. 이동거리와 시차가 크기 때문에 선수들이 느끼는 피로도는 크다. 하지만 유럽파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뛰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국내파 공격수인 이정협(울산)과 황의조(성남)가 유럽파 석현준(포르투)과 벌이는 최전방 공격수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이정협은 제공권과 침투, 황의조는 순간적인 기회 포착, 석현준은 몸싸움 능력과 슈팅력을 갖추고 있다. 중원은 기성용과 정우영, 고명진(알라이얀) 등 경험과 재간을 갖춘 선수들이 버텨 안정감을 준다. 수비에는 곽태휘(알힐랄)와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등 큼직한 선수들이 철벽을 치고, 좌우에는 발 빠른 김진수나 장현수(광저우 푸리)가 나설 것으로 보인다. 1년여 만에 돌아온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골키퍼 장갑을 낄 수 있을지도 관심을 모은다.
한편 이날 경기 하프타임에는 해설위원으로 변신한 이천수의 국가대표 은퇴식이 열린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레바논전 예상 베스트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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