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축구대표팀의 권창훈이 25일 이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알제리와의 평가전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을 하고 있다. 권창훈은 1골 1도움으로 올림픽팀의 핵심 구실을 했다. 이천/연합뉴스
알제리와 평가전 맹활약 2-0 승리 기여
날쌘 몸놀림, 겨울 훈련의 티가 났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이 25일 경기도 이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알제리와의 1차 평가전에서 권창훈과 문창진의 연속골로 2-0으로 승리했다. 올림픽팀의 핵심인 두 선수의 발끝이 날카로웠다. 특히 권창훈은 끝까지 뛰면서 공격의 선봉이 됐다.
신태용 감독은 이날 독일 분데스리가 2부 프랑크푸르트에서 뛰는 박인혁을 원톱에 세우고, 권창훈(수원)과 문창진(포항) 정원진(포항)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하는 4-2-3-1 전형으로 선수들을 배치했다. 중앙 수비에는 대학생 김민재(연세대)를 비롯해 송주훈(미토 홀리호크)을 세웠고, 심상민(서울)과 이슬찬(전남)이 좌우 풀백을 맡았다. 골키퍼 장갑은 1월 아시아축구연맹 23살 이하 챔피언십에서 돋보였던 김동준(성남)이 챙겼다. 알제리는 아프리카 2위로 리우 올림픽에 진출한 강팀. 북아프리카 특유의 스피드와 발재간을 자랑하는 팀이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는 한국대표팀이 알제리에 2-4로 진 바 있다. 신태용 감독은 “월드컵에서 당한 것을 갚아주겠다”고 공언했는데, 이날 올림픽팀 후배들이 신 감독의 약속을 지켰다.
첫골은 전반 3분 권창훈의 발끝에서 터졌다. 중앙 미드필더 박용우(서울)가 후방에서 벌칙구역 안으로 길게 공을 띄우자, 오프사이드 함정을 피해 들어간 권창훈이 절묘한 콘트롤로 차기 좋은 위치에 사뿐히 떨군 뒤, 살짝 튀어오른 공을 낮게 깔아 찼다. 워낙 정교하고 강력한 슈팅이어서 상대 골키퍼는 손을 쓸 수가 없다. 권창훈의 집중력과 공을 다루는 터치 능력이 드러났는데, 겨울 전지훈련을 통해 몸이 많이 올라왔음을 보여준다.
상대는 시차 등으로 인한 피로에도 만회를 위해 부지런히 뛰었다. 좁은 공간에서의 패스 능력과 순간적인 돌파력을 간간히 선보였다. 하지만 김동준 골키퍼가 잘 막아냈고, 수비수들도 이중 삼중으로 방벽을 치면서 공세를 저지했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선호하는 신태용 감독은 선수들을 독려했고, 결국 전반 30분 신 감독의 신임을 받는 문창진의 추가골이 터졌다. 이번에는 권창훈이 벌칙구역 오른쪽을 돌파한 뒤 옆으로 공을 밀어 도움을 주었고, 문창진이 받아서 찬 공은 수비수 옆을 파고들어 골대 왼쪽으로 휘어져 박혔다. 상대 골키퍼는 방향을 잘못 잡아 반대쪽으로 움직였다.
신태용 감독은 후반 들어 덴마크에서 뛰는 박정빈(호브로IK)과 진성욱(인천), 최경록(잔트파울리)을 투입해 여러 선수들을 점검했다. 미드필드와 수비진에도 구현준(부산)과 이창민(제주), 정승현(울산)을 배치했다. 그러나 전반처럼 예리한 슈팅은 나오지 않았고, 추가포도 터지지 않았다. 신태용호는 2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알제리와 2차 평가전을 치른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