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현준(오른쪽)이 27일 태국 방콕 수파찰라사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과의 경기에서 골을 터뜨린 뒤 기성용, 이정협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방콕/연합뉴스
8경기 무실점 승리…역대 대표팀 신기록
슈틸리케호가 난적 태국을 제물로 8경기 무실점 승리를 기록했다. 역대 대표팀 신기록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 축구대표팀은 27일 태국 방콕 수파찰라사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과의 친선경기에서 전반 5분 터진 석현준(FC포르투)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했다. 슈틸리케호는 지난해 9월3일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라오스전을 시작으로 8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승리했다. 이 기록은 1978년 함흥철 감독과 1989년 이회택 감독 시절 국가대표팀이 세운 7 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넘어선 새 기록이다. 무승부를 포함한 무실점 기록은 9경기에 이르렀다.
이날 경기는 운동장 사정 때문에 선수들의 능력이 제대로 나오지 못했다. 비로 인해 물을 많이 머금은 잔디는 질퍽했고, 선수들은 급회전이나 급정거할 때 미끄러졌다. 잔디가 많이 파이면서 공을 제대로 콘트롤하기도 힘들었다. 그러나 초반 석현준이 벌칙구역 부근에서 날린 오른발 슈팅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고명진(알라이안)이 전반 5분 중앙선 부근에서 빠르게 돌파해 들어가면서 전방의 석현준을 향해 전진패스를 했고, 석현준이 골로 마무리를 했다. 역대 태국과의 전적은 31승7무9패가 됐다.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1-2로 패배한 뒤 18년 만에 태국 원정경기에서 이겨 설욕을 했다.
이후 이정협(울산)과 석현준, 기성용(스완지시티), 이청용(크리스털팰리스) 등이 추가골을 노렸지만 골키퍼 정면이나 문밖으로 나갔다. 태국의 후반 공세도 간헐적으로 날카로움을 발휘했지만, 김승규(빗셀 고베) 골키퍼의 결정적인 선방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기술, 전술적인 부분을 고려하면 양 팀이 비슷한 승부를 펼쳤다. 그러나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실수가 나와 수비적으로 어려운 경기를 했다. 많은 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8연속 무실점 승리를 거둔 점에 대해 크게 자부심을 느끼지만 선수들이 기록에 집착하면서 평상시에 보였던 침착한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축구는 역사가 중요한 게 아니다. 미래가 더 중요하다. 앞으로 더 잘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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