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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 김병오 한국판 ‘제이미 바디’ 꿈꾼다

등록 2016-05-16 14:41수정 2016-05-16 20:58

 수원FC의 공격수 김병오가 14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수원 삼성과의 더비에서 후반 동점골을 넣은 뒤 좋아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수원FC의 공격수 김병오가 14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수원 삼성과의 더비에서 후반 동점골을 넣은 뒤 좋아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수원FC 김병오 3부리그 출신으로
수원삼성과의 더비전서 동점골
유럽진출 뒤 귀국해 2~3부서 뛰어
폭발력 있지만 득점력 보완해야
“좋아하는 선수는 제이미 바디다. 빠르고 저돌적인 모습이 좋다.”

수원FC의 공격수 김병오(27)가 K리그 클래식에서 완생을 꿈꾸고 있다. 별명인 ‘들소’나 ‘야생마’에서 느껴지는 활동력처럼 그가 뛰면 팬들의 심장 박동도 빨라진다. 14일 수원 삼성과의 더비전 패배(1-2)로 빛이 바랬지만, 그가 넣은 후반 26분 동점골은 축구팬들의 머릿속에 뚜렷이 각인돼 있다. 모두가 지칠 듯한 시점에 팔딱팔딱 뛰며 적진을 파고드는 모습을 두고, 이천수 해설위원은 “저 선수는 안 지치네요” “잡으면 무섭습니다”라고 설명했다. 8부리그에서 주급 30파운드를 받고 출발한 프리미어리그 레스터시티의 바디처럼, 3부리그부터 시작한 무명 선수의 도전이어서 팬들의 기대감은 높다.

김병오는 고교 시절부터 관심을 받은 공격수였다. 당시 아주대를 이끌었던 조덕제 수원FC 감독은 “대학 때 영입하려다가 인연이 닿지 않았지만, 9년 만에 프로에서 함께 하게 됐다. 원래 좋은 선수”라고 말했다. 성균관대 2학년 때는 추계대회 우승 결승골을 넣어 최우수선수로 뽑히기도 했다. 하지만 3학년 때 백태클로 인한 정강이 골절로 1년을 통째로 쉬었고, 4학년 졸업 뒤에는 드래프트 1지명 후보임에도 유럽진출이라는 모험에 나섰다. 결과적으로 루마니아 명문팀 2군에서 7개월 정도만 뛴 뒤 귀국했고, 이 때부터 3부격인 내셔널리그와 2부 챌린지를 전전하면서 부활을 꿈꿔왔다. 김병오는 “유럽 겨울 이적 시장의 틈새가 매우 좁다는 것을 몰랐다. 애초 시장 상황을 잘 파악하지 못한 채 건너가면서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고 했다.

여름 귀국 뒤 울산미조선(2012년), 안양FC(2013년), 대전 코레일(2013년), 충주 험멜(2015년) 등 K리그 2~3부 그라운드가 그의 무대였다. 2부 안양FC 시절에는 최악의 시련을 겪었다. 발목 부상 후유증에 경기력은 바닥이었다. 그는 “내가 생각해도 선수라고 명함을 내밀 수 없을 정도의 상황이었다”고 회고했다. 안양FC를 떠날 때도 1, 2부 팀으로는 갈 수가 없도록 돼 있어 마음 고생이 심했다. 다행히 3부격인 내셔널리그의 코레일로 옮겨 김승희 감독을 만나면서 축구에 다시 눈을 떴고, 지난해 험멜에서는 조석재와 함께 공격을 책임지면서 9득점해 스카우트의 눈에 들었다. 김병오는 “올 시즌을 앞두고 K리그 클래식 다른 팀에서도 제안이 왔지만 수원FC를 택했다. 조덕제 감독과의 인연도 있고, 무엇보다 내가 뛸 수 있는 팀을 원했다”고 했다.

2년 계약을 맺은 그가 앞으로 수원FC에 있으리란 법은 없다. 워낙 꿈도 크고 집념도 강하기 때문이다. 시즌 2골로 득점 선두권은 아니지만, 3월19일 성남의 ‘깃발더비’와 14일 수원 삼성과의 사상 첫 지역 라이벌 대결에서 골을 넣는 등 큰 경기에도 강하다. 골잡이의 중요한 조건인 냉정함과 여유를 아는 선수다. 1m81, 78㎏의 체형에서 나오는 무게감과 폭발력, 슈팅의 정확도와 속임 동작 능력까지 갖췄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수원FC의 공격수에는 오군지미가 있지만 상대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공격수는 김병오다. 워낙 스피드와 몸의 밸런스가 좋다.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선수다. 국내에서 그 정도의 공격수 자원은 몇 명 안된다”고 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원톱이나 오른쪽 날개 공격수를 맡았고, 험멜에서는 왼쪽 날개로 보직을 바꿨다. 때문에 최전방이나 좌우 날개 공격수, 중앙 미드필더 위치까지 모두 소화할 수가 있다. 고통스런 시간을 보냈고, 아직도 간절함의 새록새록해 정신적으로 강하게 무장된 상태다. 대표팀 승선의 꿈도 있다. 그는 “골잡이는 득점으로 말해야 하는데 아직은 부족하다. 정교함이라든지 패스와 드리블의 타이밍 조절 능력을 키우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 바디의 골 넣는 움직임을 많이 보는데, 일단 우리 팀에서 더 많은 골을 넣어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그의 가능성은 이미 증명이 됐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선수는 한 순간에 사라지기도 하지만 한 순간에 등장하기도 한다. 제이미 바디도 어느 순간 등장한 것처럼, 팀 분위기나 팀내 역할에 따라서 선수는 갑자기 발굴된다. 대표팀에서도 유럽파가 부진하다면 현재 잘 나가는 K리그 선수들을 테스트해볼 필요가 있다. 김병오도 눈여겨 봐야할 선수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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