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울다가 웃었다

고요한(가운데), 박주영 등 FC서울 선수들이 25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우라와 레즈를 누르고 8강 진출을 확정지은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시아챔프 우라와 꺾고 8강 진출
고요한 연장 막판 끝내기골
1승1패서 승부차기로 승리 환호

FC서울이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전 끝에 우라와를 꺾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했다.

FC서울은 25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라와 레즈(일본)와의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연장 뒤 승부차기(7-6)까지 가는 접전 끝에 8강에 진출했다. 서울은 이날 정규시간 1-0 승리로 원정 1차전 패배(0-1)를 만회했고, 원정골 다득점이 적용되지 않은 연장전에서 전반 아드리아노의 골로 승패를 확정하는 듯했다. 그러나 연장 후반 재일동포 4세 이충성(일본명 리 다다나리)에게 내리 2골을 얻어맞았다. 그대로 끝나면 탈락이 확정된다. 하지만 연장 후반 추가시간 2분 수비수 고요한이 통렬한 중거리포로 다시 한번 골을 터뜨려 3-2로 앞서며 합계 전적 3-3으로 승부차기로 몰고 간 뒤 승패를 갈랐다.

이날 승부는 엎치락뒤치락이었다. 최용수 감독은 이날 선수들에게 사력을 다한 경기를 요구했고, 선수들도 1차전 패배를 설욕하겠다는 각오로 혼신의 힘을 다했다. 슈팅 수나 공격 강도에서 서울은 우라와를 훨씬 압도했다. 서울의 공격은 전반 29분 데얀의 선제골로 결실을 맺었다. 아드리아노와 데얀, 오스마르, 주세종 등이 기회만 나면 우라와의 골문을 노린 서울은 전반 29분 아드리아노가 상대 수비수 엔도의 드리블 실수로 잡아챈 공을 데얀에게 패스해 골을 생산해냈다. 데얀의 골이었지만 사실상 아드리아노가 밥상을 차려준 격이었다.

기세를 탄 서울은 후반에도 강공을 이어나갔다. 우라와도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빠르고 간결한 중원 패스와 골문 앞 좌우 공간을 노리는 정교한 협력 플레이로 서울의 허점을 파고들었다. 후반 27분에는 우라와의 발빠른 공격에 서울이 실점할 뻔한 위기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창과 창’의 박진감 넘치는 경기는 정규 90분 안에 결정되지 않았다.

1·2차전 정규 대결에서 1-1이 된 두 팀은 연장에 들어갔고, 서울은 연장 전반 4분 박주영과 아드리아노의 기막힌 조화로 추가골을 쏘았다. 이대로만 끝나면 연장은 원정 다득점과 상관없어 8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심술을 부렸다. 막판 총공세에 나선 우라와의 선봉은 재일동포 4세인 이충성. 이충성은 연장 후반 7분 헤딩골로 추격골을 쏘았고, 3분 뒤인 10분에는 또다시 슬라이딩 슈팅으로 골을 추가해 2-2로 동점을 만들었다. 우라와의 8강행을 결정하는 듯한 골이었다. 하지만 죽어가던 서울한테는 고요한이 있었다. 수비수 고요한은 연장 추가시간 2분 왼발 중거리포로 연장 승부를 동점으로 만든 뒤 승부차기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

김창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