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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래 그때 그 고민, 고요한 운명 바꿨다

등록 2016-05-26 12:52수정 2016-05-26 22:46

 FC서울의 오른쪽 윙백 고요한이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우라와전 명승부에서 연장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골을 넣고 좋아하고 있다.     연합뉴스
FC서울의 오른쪽 윙백 고요한이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우라와전 명승부에서 연장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골을 넣고 좋아하고 있다. 연합뉴스
170㎝ 고요한, 팀 챔스리그 8강 견인
중학생이던 2004년 FC서울 입단때
조 감독 “작다고 못하란 법 없다”
키 때문에 망설이다 하루 늦게 선발
과연 프로에서 견딜 수 있을까?

고민하던 감독은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코치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자, 하루만 다시 생각해보자!” 이튿날 감독은 결단을 내린다. “키 작다고 못하는 법 없다. 세계적인 선수들도 작은 선수 많다.” 2004년 토월중학교의 단신 선수인 고요한(28)은 이렇게 FC서울에 입단한다. 지금도 키가 1m70인데다 얼굴도 동안이니 당시에는 오죽했을까. 서울 감독으로 고요한을 발탁했던 조광래 현 대구FC 대표이사는 “이청용은 테스트 당일 뽑았지만 고요한은 워낙 키가 작아서 하루를 더 고민해야 했다. 그런데 다음날이라도 뽑기로 결정한 것은 지금 생각해도 참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FC서울의 오른쪽 윙백 고요한이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우라와 레즈전 활약으로 히트상품으로 떴다. 키는 작지만 체력과 스피드, 슈팅 능력을 무기로 서울이 우라와를 꺾고 8강에 진출하는데 일등공신이 됐다. 1·2차전 동률(1-1)로 새롭게 시작한 연장 전반 아드리아노의 골로 1-0으로 앞섰다가, 연장 후반 우라와의 공격수 이충성한테 두방을 얻어 맞아 탈락 일보직전의 절망에 빠진 서울. 그러나 “포기하는 순간 끝난다”를 되낸 고요한의 연장 후반 추가시간 동점포로 서울은 승부차기 끝에 8강에 오를 수 있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정말 힘든 경기였다”고 고통스러워 했는데, 경기장을 나서는 한 팬은 “와! 월드컵 경기보다 재미있다”라며 감동을 억누르지 못했다.

고요한은 K리그 최강 서울에서 수비와 공격 양면을 담당하는 발바리다. 3백이 수비로 전환할 때는 5백으로 재빠르게 전환해야 하고, 공격진의 출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깊숙이 파고들어가야 한다. 달리는 양이 워낙 많아 후반이 되면 지치게 마련이다. 하지만 고요한은 지구력의 사나이다. 최용수 감독은 “근성과 집중력이 좋다. 매년 안정감이 높아가면서 자기 식의 축구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했다. 조광래 대표이사도 “공격 성향이 강한 사이드 어태커다. 재치가 있고 영리한데다 스피드를 겸비하고 있다”고 했다.

고요한은 원래 공격형 미드필더 출신. 그러나 팀 사정에 맞게 오른쪽 윙, 사이드 백 등 다양한 위치에 선다. 은퇴한 차두리가 오른쪽 수비로 뛸 때는 중앙이나 측면의 미드필더를 맡았다. FC서울 관계자는 “체력이 좋고 멀티 능력이 있기 때문에 키와는 상관없이 감독이 다양하게 활용한다”고 말했다. 과거 대표팀의 오른쪽 풀백으로 뽑힌 적이 있지만 긴장한 탓인지 실력발휘는 못했다.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이 개인역량이 도드라지는 그를 눈여겨볼 만 하다. 하지만 대표팀은 포백 중심이고 서울은 스리백 형태여서 선수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를 수 있다.

고요한은 중학교를 마치지 않고 프로에 입단한 선수다. 2000년대 초반 자유 스카우트가 허용됐을 때 서울이 키운 재목이다.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 고명진(알라얀), 송진형(제주) 등과 비슷한 사례다. 다만 키가 작다는 이유로 서울에 합류하지 못할 뻔한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조광래 대표이사는 “현대 축구는 중앙 수비나 스트라이커 등 특수 포지션에서만 장신이 필요하다. 과거의 공중볼 시대와 달리 공을 바닥에 바짝 달라붙게 움직여야 하는 시대에는 고요한처럼 작은 선수가 더 요긴할 수 있다”고 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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