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훈 인천 감독이 28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성남FC와의 경기에서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인천 K리그 12경기 만에 첫승
“저보다 더 기쁜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미안합니다.”
김도훈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28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강호 성남FC를 1-0으로 꺾고 12경기 만에 시즌 첫승을 거뒀다. K리그 클래식 12개 팀 가운데 순위는 1승4무7패로 여전히 최하위. 하지만 12경기 만에 거둔 시즌 첫승이어서 감동은 매우 컸을 것이다. 그러나 김도훈 감독은 전혀 흥분하지 않았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할 뿐이다. 오늘의 승리는 우리가 해온 노력이 결과로 나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짠물 수비’와 발빠른 역습으로 K리그에서 나름의 성과를 거뒀던 인천은 올 시즌 전력이 약화된 상태에서 출발했다. 성남과 같은 시민구단이지만 인천시의 재정난으로 축구단은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런 여파로 핵심 선수들은 시즌 전 많이 이적해 전력의 공백이 생겼다. 골키퍼 유현과 수비력이 좋은 김원식이 FC서울로 옮겨갔고, 측면의 공격자원인 김인성도 울산 현대 유니폼으로 갈아 입었다. 김도훈 감독은 시즌 전 미디어데이에서 모두가 근성을 발휘하는 ‘늑대축구’로 어려움을 헤쳐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이날 성남전 승리까지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성남전 이전에는 3연패를 당해 지난주에는 성난 팬들의 항의를 받아야 했다. 김도훈 감독은 큰 충격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날 성남전에서 후반 34분 역습을 통한 케빈의 결승골로 인천의 힘을 보여 주었다.
김도훈 감독은 케빈의 골에도 환호를 자제했던 것에 대해, “득점의 기쁨보다 팬들이 원정까지 와 응원하는 데 대해 미안한 생각도 들었고 마음이 복잡했다. (팬들의 항의는) 처음 접한 일이었지만 저희가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또 “선수들의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우리가 그동안 해왔던 노력이 앞으로는 보상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광주FC는 수원FC와의 경기에서 정조국의 페널티 결승골로 1-0으로 이겼고, 울산 현대는 이정협의 결승골로 제주 유나이티드를 2-1로 제압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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