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29일(한국시각) 이탈리아 산시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2016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꺾고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120분까지 연장 승부(1-1)는 승부차기로 이어졌고, 결국 마지막 키커로 나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골로 끝이 났다. 지네딘 지단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부임 첫 시즌에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챙겼다.
레알 마드리드가 29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시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201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전후반 1-1 뒤 연장을 거친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이겨 정상에 올랐다. 창단 이후 113년 만에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꿈꿨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2년 전 결승전에서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격파하고 우승 트로피인 ‘빅 이어(Big Ear)’를 차지한 레알 마드리드는 통산 11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차지했다. 1월 부임한 지단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 선수와 감독으로 챔피언스 우승을 경험하게 됐다. 프랑스 출신의 감독 가운데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른 지도자는 지단이 처음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우승상금 1천500만 유로(약 198억원)를 받았고 아틸레티코 마드리드는 준우승 상금 1천50만 유로(약 139억원)를 챙겼다. 레알 마드리드는 결승 진출까지 쌓은 수당에 TV 중계권 등 유럽축구연맹 배당금을 합쳐 약 1천억원대의 수입을 올리게 됐다.
디에고 시메오네 아틸레티코 마드리드 감독은 2년 만에 정상에 다시 도전했으나 또다시 레알 마드리드에 발목을 잡혔다. 2년 전 결승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을 내줘 1-1 무승부를 허용한 뒤, 연장전에서 3골을 내주며 무너졌던 상처가 이번엔 승부차기에서 도졌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준우승만 세 차례(1974년·2014년·2016년) 하는 불운을 겪었다.
전반 시작부터 최고의 경기답게 수준급 플레이가 펼쳐졌다. 깔끔하게 공을 간수하고 패스하는 것에서부터 격렬하게 맞부딪히며 수비하는 모습은 군더더기가 없었다. 전반에 좀더 적극적이고 결의에 찬 모습은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에게서 느껴졌다. 레알 마드리드는 최전방에 가레스 베일-카림 벤제마-호날두로 이어지는 ‘BBC 라인’을 가동했고, 이에 맞서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앙투안 그리즈만과 페르난도 토레스를 배치해 맞불을 놨다.
레알 마드리드의 베일은 특히 강한 집중력을 발휘했는데, 전반 15분 터진 첫골은 베일의 기막힌 백헤딩이 다리를 놓았다. 왼쪽 측면에서 토니 크로스가 올린 프리킥을 베일이 골지역 정면에서 백헤딩으로 넘기자, 라모스가 달려들며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자세히 보면 베일이 헤딩하는 순간 라모스가 오프사이드를 범했지만 부심의 깃발은 올라가지 않았다.
반격에 나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후반 초반 토레스가 페널티지역에서 레알 마드리드 수비수 페페에게 밀려 넘어져 얻어낸 페널티킥 기회를 그리즈만이 놓치면서 땅을 쳤다.
시메오네 감독의 원군은 후반 투입한 야니크 카르스코였다. 카르스코는 후반 34분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후안프란의 논스톱 발리 크로스를 골대로 달려들며 차 넣어 동점골을 만들었다.
전후반 90분 동안 체력 소모가 심했던 두 팀 선수들은 30분 동안 이어진 연장전에서 잇달아 근육 경련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레알 마드리드의 베일은 쥐가 나 잘 뛰지도 못했다. 결국 레알 마드리드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에서 결판이 났다. 세번째 키커까지 모두 승부차기를 성공해 3-3이 됐고, 레알 마드리드의 네 번째 키커인 라모스가 추가 득점에 성공한 반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후안프란은 왼쪽 골대를 때렸다. 4-3으로 앞선 상황에서 등장한 레알 마드리드의 호날두는 자신의 임무를 잘 수행하면서 5-3 승리로 마침표를 찍었다. 16골로 대회 득점왕이 된 호날두는 경기 뒤 “승부차기는 도박이다. 마지막 키커를 자청했다. 꼭 넣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사진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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