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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빛가람, 그동안 어디 있었니?

등록 2016-06-06 09:24수정 2016-06-06 10:04

 윤빛가람이 5일 체코와의 평가전 전반 기막힌 프리킥 선제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프라하/연합뉴스
윤빛가람이 5일 체코와의 평가전 전반 기막힌 프리킥 선제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프라하/연합뉴스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지만, 빠른 패스가 반갑다. 주저함 없고, 물러남 없는 공격 패스. 울리 슈틸리케 감독도 다시 봤을 것 같다.

거의 4년 만에 대표팀에 승선한 윤빛가람(26·옌볜)이 5일(현지시각)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체코와의 원정 평가전 승리(2-1) 일등공신을 차지하면서 그의 천부적인 감각이 다시 조명받고 있다. 윤빛가람은 이날 전반 26분 프리킥골, 전반 40분 석현준의 골로 연결된 도움주기 등 1골1도움으로 체코 제압의 선봉이 됐다. 윤빛가람은 경기 뒤 “오랜만에 기회가 찾아와 의욕이 강했다. 경기력은 아직 원하는 목표에 미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후반 17분 그가 물러났을 때 경기의 흐름은 달랐을 정도로 비중이 컸다.

윤빛가람은 1일 스페인전 대패(1-6) 때 출전하지 못했다. 이날 체코전에서는 슈틸리케 감독이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주문하면서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 보일 수 있었다. 최전방의 석현준 아래 선 그는 좌우의 손흥민과 지동원을 활용하면서 체코의 골문을 파고드는 공격 패스를 전담했다. 공을 잡으면 멈추지 않았고, 잡더라도 반박자 빨리 처리하면서 체코의 강한 압박을 타개해 나갔다. 첫골 프리킥에 대해 “운이 좋아서 들어갔을 뿐”이라고 했지만, 안정환 해설위원은 “역대 대표팀 득점의 주요 장면으로 기록될 골”이라고 칭찬했다. 세계 정상의 체코 골키퍼 페트르 체흐(34)도 벽을 타고 예리하게 넘어오는 공을 쳐낼 수가 없었다. 이어 공을 가로챈 뒤 맞춤한 패스로 석현준의 대포알 슛까지 도우면서 이날의 주인공이 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윤빛가람에 대해 조심스런 평가를 내렸다. 그는 “윤빛가람은 나와 처음으로 대표팀 경기를 치렀다. 일단 (공격형 미드필더) 포지션에서 뛰는 선수라면 라인 사이에서 공을 받아서 결정적인 패스를 해줘야 한다. 볼 배급 부분에선 개선이 필요하다. 상대방과의 강한 피지컬 대결도 해줘야 한다. 윤빛가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아시아 선수들이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앞으로 더 큰 잠재력 발휘를 기대하며 자극을 준 것으로 보인다.

윤빛가람도 풀타임을 뛰고 싶지 않았냐는 미디어의 질문에, “경기력에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교체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분명히 슈틸리케 감독이 나의 어떤 부분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셨을 것이다. 나도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대표팀에 지속적으로 합류하려면 더 노력해야 한다. 후반에 교체된 것은 내가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뜻한다. 힘을 많이 보강해야 할 것 같다. 상대의 압박을 견디는 능력도 키워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슈틸리케호에 처음 합류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중원의 패스 전문가인 윤빛가람은 원래 ‘패스의 천재’로 불렸다. 2007년 한국에서 열린 17살 이하 세계청소년축구대회 때부터 미래 한국축구의 한 축을 담당할 기대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K리그는 느려서 잘 안본다”라고 말한 게 네티즌의 ‘악플’ 공세로 이어지면서 큰 상처를 입었다. 워낙 재기발랄하고 공격적인 패스를 여는 데 뛰어난 재간둥이의 기량도 한풀 꺾이는 듯싶었다.

하지만 2010년 경남FC의 조광래 감독 아래서 다시 부활해 2010년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성남, 제주에서 속도감 넘치는 경기 조율 능력과 침투 패스로 가장 위협적인 선수로 태어났고, 올 시즌부터는 박태하 감독이 이끄는 중국프로축구 1부의 옌볜 푸더에서 팀의 중핵 구실을 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윤빛가람 역시 제주에 있을 때부터 지켜봤던 선수다. 옌벤 경기를 두 번 봤는데 기본적인 실력이나 축구에 대한 이해도, 센스 등에서 구자철의 좋은 대체자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윤빛가람은 대표팀 내 포지션 경쟁자인 구자철이나 남태희와는 개성이 다른 선수다. 다른 선수들이 침투와 득점력, 드리블을 선호한다면 윤빛가람은 공격수의 움직임에 따라 지원해주는 패스가 발군이다. 석현준이 빛난 것도 윤빛가람과의 조화가 좋았기 때문이다. 축구에서 선수들은 제각각 다른 모자이크 조각인데, 윤빛가람이 들어오면서 석현준의 활용도가 극대화됐다. 윤빛가람이 체력적으로 좀더 강해지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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