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도 모리엔테스가 7일 서울 한남동 스페인대사관에서 레알 마드리드 재단 캠퍼스 체험 행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 스페인 국가대표 모리엔테스 방한
한국팀 기술·수비서 노력 필요 지적
“현대축구 체력·근력 갈수록 중요”
한국팀 기술·수비서 노력 필요 지적
“현대축구 체력·근력 갈수록 중요”
“친선전이고 시차도 있었지만, 기술에서 차이가 났다.”
페르난도 모리엔테스(40) 전 스페인 국가대표 공격수가 지난주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대패(1-6)한 한국 축구에 대해 “한국과 스페인의 경기를 봤다. 수비나 기술에서 많은 노력을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모리엔테스는 이날 서울 한남동 스페인대사관에서 열린 제주 노스런던컬리지에잇스쿨(NCLS) 레알 마드리드 여름캠프 기자회견에서 “친선전이라 마음의 자세가 다를 수 있고, 시차로 인한 피로도 인정한다. 그러나 기술에서 큰 차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2002 한일월드컵 8강전 때 스페인의 주전 공격수로 나와 한국에 승부차기로 패했던 기억에 대해, “2002년에 슬픈 결과를 가져갔다. 이번은 친선경기였지만 빚을 갚은 것 같다”라며 웃었다. 그는 “월드컵 기억은 선수 시절의 이야기다. 지금은 한국에 와서 길도 걷고 일반인들의 생활도 접해보면서 즐거운 경험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998·2000·2002년 레알 마드리드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모리엔테스는 스피드와 결정력을 갖춘 1m86의 득점원. 레알 마드리드에서 밀려 AS모나코로 임대된 이후 리버풀, 발렌시아, 마르세유에서 다양한 경험을 했다. 그는 “선수한테는 이적 등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프로라면 당연히 받아들여야지 불만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했다.
레알 마드리드 유소년 팀 감독을 맡았고, 지난해 스페인 세군다리가B(3부 리그) 클럽 푸엔라브라다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모리엔테스는 “선수들과 호흡하며 가르치고 지켜보는 것이 매력적이다. 좋은 코치가 되기 위한 기초지식을 많이 배우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축구의 특징으로 그가 주목하는 것은 갈수록 강력해지는 선수들의 하드웨어다. 그는 “오랜 역사를 지닌 축구에서 새로운 기술이나 전술을 창조한다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선수들의 체격이나 근력은 이전 세대에 비해 지금 세대가 훨신 크고 강하다. 이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또 “이런 특징이나 팀, 나라의 문화에 따라 최적의 훈련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지도자의 몫”이라고 지적했다.
모리엔테스는 라이벌인 FC바르셀로나와의 비교를 거부했다. 그는 “클럽마다 축구의 색깔이 다를 수 있다. 레알과 바르사를 비교하는 자체가 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축구 철학에 대해서는 “공을 오래 소유하고 공격을 우선시한다. 수비시에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데 좋은 수비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어떤 감독이 되고 싶으냐라는 질문에, 그는 “전통적인 개념에서는 감독은 신의 역할을 한다. 하지만 나는 실력 있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협력해 최종 결정을 내리고 싶다”고 했다.
한편 7월24일~8월6일 제주 영어도시 내 국제학교인 노스런던컬리지에잇스쿨에서 열리는 레알 마드리드 캠프는 1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2주간 리더십과 축구의 기술 등을 가르친다. 수강료는 300만원 수준이며, 제주신화역사공원이 후원한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