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19일(한국시각) 코파 2016 센테나리오 8강전 베네수엘라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좋아하고 있다. 폭스버러/AP 연합뉴스
“1인치까지 정확한 패스가 골로 연결됐다.”
리오넬 메시(29)의 패스를 묘사한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1인치라는 수사를 동원했다. 골을 넣은 곤살로 이과인조차 메시의 화려함에 밀렸다. 상대 골키퍼 가랑이 사이로 빼는 쐐기골까지 메시는 역시 다른 차원을 보여주었다.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이 19일(한국시각) 미국 매사추세츠 폭스버러의 질레트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8강 베네수엘라전에서 메시의 1골2도움을 앞세워 4-1 승리를 거뒀다. 4강에 오른 아르헨티나는 22일 미국과 결승행을 다툰다. 1993년 대회에서 우승한 아르헨티나는 23년 만에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정상을 노린다. 조별리그 3승(10골)에다 대량 득점력을 과시한 아르헨티나는 메시마저 살아나면서 고속질주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대회 첫 선발로 나선 메시는 이날 전반 8분 상대 진영 오른쪽 측면에서 정밀한 고공 패스를 배달했다. 골문으로 달려들던 이과인의 앞 쪽에 떨어진 공은 이과인의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로 연결됐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피파 올해의 선수가 오른쪽에서 이과인 앞으로 1인치까지 정확한 패스를 했다”고 극찬했다. 아르헨티나는 28분 이과인의 추가골로 2-0으로 앞서며 전반을 마쳤다.
메시는 후반 15분 상대 수비의 공을 가로 챈 뒤 2대1 패스를 통해 세번째 골을 해결하는 결정력도 과시했다.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닥뜨린 상황에서 상대의 가랑이 사이로 공을 밀어넣는 여유는 세계적인 선수만이 보여줄 수 있는 묘기였다. 메시는 이 골로 역대 아르헨티나 대표팀 최다골 기록을 세운 가브리엘 바티스투타(54골)와 동률을 이뤘다. 자존심이 상한 베네수엘라 골키퍼는 후반 26분 아르헨티나의 에릭 라멜라한테 네번째 골을 얻어 맞으면서 악몽을 겪었다.
날카로운 면모를 보였던 베네수엘라는 전반 막판 페널티킥 기회를 루이스 세이야스가 골키퍼 정면에 안기는 칩샷으로 망치면서 반전의 계기를 잡지 못했다. 베네수엘라는 후반 25분 호세 살로몬 론돈의 헤딩 만회골로 반짝 살아났지만, 1분 뒤 메시의 패스를 받은 라멜라의 슈팅을 막지 못하면서 추격의 의지가 완전히 꺾였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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