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의 주장 하메스 로드리게스(10번)가 23일(한국시각) 열린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4강전 칠레와의 경기에서 생각한 대로 풀리지 않자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시카고/AFP 연합뉴스
콜롬비아의 주장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비롯해 선수들은 허탈했다. 한 명이 퇴장당한 상황에서 불굴의 투지를 과시했지만 되는 일이 없었다. 2시간 30분 동안 경기가 중단된 것도 악재였다.
칠레가 23일(한국시각) 미국 시카고 솔저필드에서 열린 콜롬비아와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4강전에서 전반 7분·11분 넣은 골을 끝까지 지켜 2-0으로 승리했다. 칠레는 27일 아르헨티나와 우승컵을 놓고 싸운다. 두 팀은 지난해 열린 2015 코파 아메리카 결승에 만났는데, 당시 칠레가 승부차기 끝에 우승했다. 4년마다 열리는 코파 아메리카가 100주년 기념으로 한 해만에 다시 열리면서 두 팀의 재격돌이 가능해졌다. 코파 아메리카가 남미 지역 바깥에서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경기는 시종 팽팽했지만 골운은 칠레 쪽에 있었다. 칠레의 카를레스 아랑기즈는 전반 7분 콜롬비아 수비가 공을 걷어내려고 한 헤딩이 골문 앞쪽으로 흐르자 그대로 달려들며 차 넣어 기선을 잡았다. 전반 11분에는 칠레의 알렉시스 산체스의 땅볼 슈팅이 왼쪽 골대를 맞고 반대쪽으로 튕겨 나가자 역시 달려들던 호세 푸엔살리다가 가볍게 차 넣어 훌쩍 달아났다.
이후부터는 콜롬비아의 반격이 거셌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을 통해 세계적인 지명도를 확보한 레알 마드리드의 하메스는 중원 뿐 아니라 수비, 최전방까지 오가며 만회골을 잡기 위해 부지런히 뛰었다. 그러나 전반전 종료 직후 번개와 폭우로 경기가 2시간 30분 동안 중단되면서 흐름이 끊겼다. 관중들이 대피하고 다시 자리를 채우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다. 후반전이 재개됐지만 그라운드가 물에 흠뻑 젖는 등 경기장 환경은 전반과는 달랐다. 여기에 후반 12분 콜롬비아의 공격자원인 카를로스 산체스가 반칙으로 두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하는 바람에 10명이 싸울 수밖에 없었다. 하메스는 막판까지 선수단을 격려하며 투혼을 불살랐지만 칠레의 완강한 수비벽에 막혔다. 콜롬비아는 26일 미국과 3·4위전을 벌인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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