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FC서울 감독이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남FC와의 2016 K리그 클래식 경기에서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새’ 황선홍 감독이 FC서울 사령탑 데뷔전에서 ‘까치’를 마스코트로 하는 성남FC를 상대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FC서울은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K리그 클래식 경기에서 전반 14분 아드리아노의 선제골로 기분 좋은 출발을 했으나, 수비 실책으로 인한 실점 등으로 성남FC에 1-3 역전패를 당했다. 황 감독은 27일 취임했고, 이날 이틀 만에 경기에 나섰지만 성남의 강력한 수비벽과 역습에 허점을 노출하며 무너졌다. 서울은 2연패를 당했고, 성남은 최근 6경기 만에 승리를 맛봤다.
시즌 중에 최용수 감독의 중국행으로 사령탑에 부임한 황선홍 감독은 기존의 3-5-2 전형을 그대로 들고나왔다. 황 감독은 경기 전 “아직 큰 변화는 어렵고, 선수들이 잘하는 것을 해야 한다. 시행착오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했다. 또 “열정적으로 축구를 해달라고 주문했다”고 했다.
실제 선수들은 황 감독에게 데뷔전 승리를 안기려는 듯 초반부터 경쾌하게 움직였다. 황 감독이 강조하는 생각의 속도와 공격의 템포를 의식했는지 빠르고 다양한 패스 플레이를 선보였다. 전반 14분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고광민의 크로스를 아드리아노가 골 지역 왼쪽에서 헤딩슛으로 골망을 흔들 때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서울의 것이었다.
하지만 전반 19분 골키퍼 유상훈이 과도하게 튀어나와 공을 처리하려다가 상대 티아고에게 동점골을 얻어맞았고, 이어 34분 오른쪽 풀백 정인환의 패스 실수로 황의조한테 역전골을 허용했다. 성남의 국가대표 공격수 황의조는 수비진을 휘젓는 속도와 시야로 서울을 괴롭혔다.
황선홍 감독은 후반 시작하면서 공격수 윤주태를 투입했고, 후반 9분에 피투한테 얻어맞은 프리킥 공이 골대와 골키퍼를 맞고 골망으로 들어가자 역시 공격 성향이 강한 윤일록을 배치하면서 변화를 노렸다. 막판에는 박주영까지 투입했다. 하지만 성남의 골키퍼 김동준의 신들린 듯한 선방과 아드리아노의 퇴장으로 반전의 계기를 잡을 수 없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29일 K리그 클래식 전적
FC서울 1-3 성남FC, 전북 현대 2-1 전남 드래곤즈, 인천UTD 1-0 상주 상무, 수원 삼성 0-2 광주FC, 포항 스틸러스 4-0 울산 현대, 제주UTD 0-0 수원F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