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일스의 가레스 베일(11번)이 7일(한국시각) 열린 유로 2016 4강전에서 패배한 뒤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무언가 얘기를 하고 있다. 리옹/AP 연합뉴스
현존하는 축구계 초특급 스타의 대결에서 ‘형님’ 호날두가 ‘동생’ 베일을 울렸다.
포르투갈 대표팀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는 7일(한국시각) 프랑스 스타드 드 리옹에서 열린 웨일스와 2016 유럽축구대회(유로 2016) 준결승전에서 1골·1도움을 기록하면서 2-0 승리를 이끌었다. 웨일스의 4강행 돌풍을 일으켰던 가레스 베일(27)은 호날두 벽에 막혔다. 레알 마드리드의 간판 공격수간 대결로 주목을 모았던 둘의 조우는 형님인 호날두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베일은 고군분투했지만 혼자의 힘으로는 거함 포르투갈을 꺾을 수 없었다.
호날두의 첫골은 후반 가공할만한 점프력과 타점에서 나왔다. 상대의 집중 견제로 전반을 득점없이 끝낸 호날두는 후반 5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를 골지역 부근에서 상대 수비수보다 두뼘 이상 높게 떠 정확하게 머리에 맞췄다. 공은 골키퍼도 손 쓸 수 없는 속도로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호날두는 유로 대회에서만 통산 9골을 기록해 기존의 통산 최다골 보유자인 미셸 플라티니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호날두는 이번 대회에서 3골을 추가했다.
흐름을 탄 포르투갈은 후반 8분 추가골로 쐐기를 박았다. 호날두가 벌칙구역 밖에서 낮게 찬 공이 골대 앞으로 달려들던 나니의 방향 전환 터치로 골키퍼의 역동작을 유도하며 골망에 꽂혔다. 호날두는 후반 17분 무회전 프리킥으로 골문을 위협하는 등 포르투갈 공격을 주도했다.
호날두의 활약으로 포르투갈은 2004년 이후 다시 한번 결승 무대에 진출하게 됐다. 호날두는 당시 결승에서 그리스에 0-1로 패하자 눈물을 흘렸다. 호날두는 웨일스전 승리 뒤 “이번 유로 결승에선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싶다”며 의욕을 과시했다. 결승전 상대는 8일 새벽 열리는 프랑스-독일의 4강전 승자다.
웨일스를 진두지휘한 가레스 베일은 드리블과 돌파, 슈팅력 등으로 포르투갈 진영을 파고들었지만 혼자의 힘으로는 역부족이었다. 베일은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후회는 없다”고 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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