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22일 서울 중구 교보생명빌딩 컨벤션홀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1, 2차전에 출전할 선수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꿈이 이루어졌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22일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빌딩 컨벤션홀에서 황희찬(20·잘츠부르크) 등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차 중국전(9월1일·서울월드컵경기장)과 2차 시리아전(9월6일·레바논)에 출전할 21명의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이란, 우즈베키스탄, 중국, 시리아, 카타르와 함께 A조에 편성된 대표팀은 1차전을 안방에서 치르고, 2차전은 시리아의 국내 상황 때문에 레바논에서 한다. 한국은 A조 1·2위한테 주는 러시아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노린다. 아시아에는 A·B조 12개국에 4.5장의 본선 티켓이 배정돼 있다.
20살의 젊은 공격수 황희찬의 발탁은 가장 눈에 띈다. 황희찬은 신태용 감독이 이끈 올림픽팀의 막내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대회 준우승과 이달 2016 리우올림픽 8강행에 중심적인 역할을 한 선수다. 독일과의 올림픽 C조 예선에서는 골을 잡아내 조 1위의 기틀을 닦았다. 최전방 공격수로 FC바르셀로나의 루이스 수아레스의 돌파력을 연상시키는 과감하고 적극적인 몸놀림이 위력적이다. 골을 터뜨릴 수 있는 능력뿐 아니라 상대의 배후를 파고든 뒤 득점 기회를 엮어주는 데도 탁월하다. 휴가 기간 때는 개인적으로 묘기축구를 구사하는 지도자를 찾아가 공 컨트롤 지도를 받는 등 축구에 미친 청년이다. 황희찬 쪽은 “대표팀 발탁 소식을 듣고 ‘드디어 꿈을 이뤘다'며 좋아했다”고 전했다.
황희찬이 지난 8일(한국시각) 독일과의 2016년 리우올림픽 남자축구 C조 3차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손흥민과 부둥켜안으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우바도르/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올림픽팀 사령탑에서 물러나 슈틸리케 감독을 보좌하는 신태용 코치도 황희찬의 능력에 대해서는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황희찬이 올림픽 네 경기에서 가장 기복이 없는 경기를 했다. 중국과 시리아가 수비에 치중해 뒷공간이 부족할 경우 기술력으로 돌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에서 최연소로 승선한 이는 1983년 김판근(당시 17살241일)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역시 올림픽대표팀에서 와일드카드로 뛰었던 손흥민(토트넘)과 석현준(트라브존스포르)도 불러들였고,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도 공격진에 가담시켰다. 손흥민은 소속팀과의 약속에 따라 중국전에만 출전하고, 석현준은 시리아전에만 나가게 된다. 미드필더로는 기성용(스완지시티)과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 이재성(전북), 권창훈(수원 삼성)이 호출을 받았다. 그러나 유럽 평가전에서 활약했던 윤빛가람(연변)은 이번에 명단에서 빠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청용에 대해 “프리시즌 경기를 다 소화했고, 개막 이래 두 경기에 선발로 뛰었다. 안 뽑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수비진에는 장현수(광저우 푸리)와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이 신임을 받았다.
대표팀 선수들은 29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로 모여 첫 훈련을 한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대표팀 21명
△GK=김진현(세레소 오사카) 정성룡(가와사키) 김승규(빗셀 고베) △DF=김기희(상하이 선화)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홍정호(장쑤 쑤닝) 장현수(광저우 푸리) 이용(상주) 오재석(감바 오사카) 김민혁(사간 도스) △MF=한국영(알가라파) 기성용(스완지시티) 정우영(충칭 리판)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 권창훈(수원)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손흥민(토트넘) 이재성(전북)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FW=석현준(트라브존스포르) 황희찬(잘츠부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