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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혈한 과르디올라, 레전드라도 가차 없다

등록 2016-08-25 10:54수정 2016-08-25 11:01

AP 연합뉴스
AP 연합뉴스
펩 과르디올라(45) 맨체스터 시티 감독이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부정적인 의미의 본색이 아니다. 축구에 미친 ‘마니아’이자, 승리가 감독의 일이라는 ‘프로 정신’의 발현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25일(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의 시티 오브 맨체스터 경기장에서 열린 스테아우아 부쿠레슈티(루마니아)와의 2016~201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1-0으로 이겨, 1·2차전 합계 6-0으로 32개팀이 겨루는 본선에 합류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그동안 선발에서 배제해오던 잉글랜드 국가대표 골키퍼 조 하트(29)와 역시 맨시티의 레전드인 야야 투레(33)를 출전시켰다. 하트는 이날 무난하게 활약했고, 투레도 부지런히 뛰었다. 안방 팬들은 경기장에 “하트를 팔지 마세요. 그만한 골키퍼를 찾을 수 없다”는 현수막을 걸었고, 후반에는 하트를 위해 만든 노래를 불렀다.

그러나 과르디올라 감독은 냉혹했다. 그는 경기 뒤 인터뷰에서 “조는 오늘날의 맨시티를 만든 레전드다. 그러나 내가 이 팀에 부임한 것은 결정을 하기 위해서다. 감독 인생에서 실수를 많이 했고 옳은 결정도 했다. 나는 조와 정직한 관계다.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결정을 나도 하고 싶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감독의 결정은 선수의 인생을 좌우할 수 있기에 쉽지 않다. 팀에 28명이 선수가 있지만 17명은 뛰지도 못한다. 조가 팬들의 사랑을 받고, 부임 한달밖에 안된 내가 한 것보다 팀을 위해 많은 것을 수년 동안 해냈다. 나는 모든 선수들을 존경한다. 하지만 나는 결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조 하트를 방출하려고 마음먹은 것은 그의 플레이 스타일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하트는 파워와 순발력을 갖춘 골키퍼로 골문 밖으로는 잘 나오지 않는 정통파다. 하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은 골키퍼도 11명의 필드 플레이어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한다. 골키퍼도 패스 능력을 갖추고 팀의 공격 빌드업을 받쳐주어야 한다. 바이에른 뮌헨 사령탑 시절에 골키퍼로 내세운 마누엘 노이어나 바르셀로나 감독 시절 수문장으로 세웠던 빅터 발데스가 그가 좋아하는 선수 유형이다. 이들은 수비에서 공격 전개시 패스의 정확도가 좋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바르셀로나의 골키퍼 클리우디오 브라보(33)를 영입할 계획이다.

공교롭게 하트는 이날 상대 팀의 공세가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통계수치로는 최고의 활약을 보여줬다. 지난 시즌 패스 정확도가 52.6%에 머물렀던 하트는 이날 100%를 기록했다. 또 지난 시즌 ‘경기당 짧은 패스’가 6개였지만 이날은 14개였고, ‘경기당 장거리 패스’는 지난 시즌 15개에서 2개로 줄었다. 롱킥에 의존하지 않고 짧은 정확한 패스로 팀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는 증거다.

하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의 마음은 굳혀졌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휘청거리면서 중원을 휘저으며 수비력 뿐 아니라 득점력에서 수준급에 올라 있는 야야 투레도 내보낼 가능성이 있다. 맨시티의 간판이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은 투레가 공이 없는 상태에서 부지런히 뛰지 않는 것에 불만을 갖고 있다. 또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위해서는 고통스럽지만 자기 스타일의 선수로 팀을 개조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루 24시간 축구만을 생각한다는 승부의 화신 과르디올라는 시즌 시작 뒤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예선에서 4승을 달렸다. 조용하면서도 강단있는 그의 카리스마가 앞으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팬들의 관심이 쏠렸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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