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의 손흥민이 10일(현지시각) 열린 2016~2017 프리미어리그 스토크시티 원정경기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손흥민은 이날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스토크시티/AFP 연합뉴스
“본격적인 주전 경쟁이 시작됐다.”
손흥민(24·토트넘)이 10일(현지시각) 영국 스토크온트렌트의 브리타니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스토크시티 원정에서 선발로 나와 2골 1도움으로 4-0 대승을 이끌었다. 이날 왼쪽 날개 공격수로 나온 손흥민의 포지션 경쟁자는 에리크 라멜라(24). 라멜라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에 호출됐다가 뒤늦게 팀에 복귀해 이날 후반 교체 선수로 투입됐다. 손흥민은 90분을 뛰며 축구 통계 사이트인 후스코어드닷컴에서 9.2점을 받았고, 라멜라는 6.2점을 받았다. 올림픽 출전 등으로 이날 리그 첫 경기에 나섰던 손흥민은 1경기 2골 1도움을 기록해 라멜라(4경기 1골 1도움)를 앞서며 경쟁에 불을 붙였다. 지난해 토트넘으로 이적한 손흥민이 한 경기에서 3개의 공격포인트를 올린 것은 처음이다.
손흥민은 이날 전반 41분 왼발 발리슛, 후반 11분 오른발 논스톱슛 등 한순간도 지체하지 않는 슈팅으로 골을 잡아냈다.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두 차례 모두 공을 공급했는데, 패스의 질이 매우 뛰어났다. 손흥민은 후반 25분에는 해리 케인의 득점까지 도왔다.
프리미어리그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개인기가 뛰어나다. 손흥민은 드리블 돌파 등 세기에서는 떨어졌지만 스피드와 슈팅의 정확도로 상대를 무너뜨렸다. 김태륭 해설위원은 “보통 골은 굴러오는 패스를 그대로 차거나 한 번만 건드리고 찰 때 가장 많이 나온다. 손흥민이 슈팅 능력이 매우 뛰어났다”고 평가했다. 또 “이날 경기로 당장 주전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라멜라와의 경쟁이 다시 점화됐다”고 분석했다.
토트넘은 주말 리그 경기뿐 아니라 다음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E조 안방경기를 비롯해 이번달에만 두 차례의 챔피언스리그를 앞두고 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선수들의 몸 상태를 봐가며 투입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까지 분데스리가 이적설에 휘말렸던 손흥민은 이날 골로 팀내 입지를 굳히기 위한 자신감을 충전했다.
김태륭 해설위원은 “손흥민이 최소 3경기에 한 번은 주전으로 나올 것이다. 중요한 경기에서 선발로 나왔을 경우 더 강한 인상을 남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을 경우 다음달 카타르, 이란과의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2연전을 앞두고 있는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도 확실한 공격 카드를 쥐게 된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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