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26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카타르, 이란과의 경기 출전선수 명단을 발표하며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현재 최고의 몸 상태를 보이는 선수들을 뽑았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카타르전(10월6일), 이란전(10월11일)에 출전할 23명의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김신욱(전북) 등 8명은 K리거로 이달 초 중국과 시리아와의 1, 2차전의 K리거 4명에 비해 크게 늘었다. 하재훈 프로축구연맹 감독관은 “슈틸리케 감독이 현재 국내 K리그에서 최고의 몸 상태를 보이는 선수들을 골라서 뽑았다. 현역에서 열심히 뛰는 선수들을 뽑겠다는 발탁 원칙이 엿보인다”고 했다.
최전방 공격수로 합류한 장신의 김신욱은 선발 요원이라기보단 경기가 풀리지 않을 경우 투입해 제공권을 활용하기 위한 공격 카드로 보인다. 답답한 경기가 계속될 때 헤딩으로 골을 넣거나, 공을 동료 선수들에게 떨어뜨려 골 기회를 열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줄 수 있다. 김신욱은 이번 시즌 전북으로 이적했지만, 군사훈련 여파에 따른 컨디션 난조와 부상 등이 겹치며 백업 공격수로 벤치를 지키는 일이 많아졌다. 하지만 7월부터 경기 후반 투입돼 흐름을 바꾸거나 해결사로 나서는 일이 잦아지면서 몸 상태를 회복했다. 최근 제주와의 경기에서는 2골을 폭발시키는 등 감각을 되찾았다.
중앙 미드필더로 최근 몸 상태가 떨어진 권창훈(수원)을 빼고 급격히 몸이 올라온 김보경(전북)을 뽑은 것도 K리그 경기를 유심히 관찰한 결과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된 좌우 풀백 요원으로 역시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홍철(수원)과 정동호(울산)를 발탁했다. 꾸준한 활약을 펼치는 수비수 이용(울산)이나 미드필더 이재성(전북)을 낙점한 것도 리그에서의 활동력을 고려한 결과다. 하재훈 감독관은 “K리그 매 라운드 베스트에 많이 들었던 선수들을 많이 뽑았다”고 했다.
한편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에 관한 질문을 받고, “그의 경기력은 매우 좋다. 하지만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 손흥민의 행동은 문제가 있다. 불손한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고 작심발언을 했다. 손흥민이 이달초 중국전에서 후반 44분 교체되자 물병을 걷어찬 것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슈틸리케 감독은 또 “기성용(스완지시티)과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도 소속팀에서 감독과 문제가 있었다. 선수들의 잘못된 행동은 한국 축구의 세계적인 위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경기장 안에서 에너지를 쏟아내는 선수를 보고싶다”고 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3, 4차전 출전 선수(23명)△골키퍼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권순태(전북) 김승규(빗셀 고베) △수비 김기희(상하이 선화) 곽태휘(서울) 홍정호(장쑤 쑤닝) 장현수(광저우) 이용(울산) 오재석(감바 오사카) 정동호(울산) 홍철(수원 삼성) △미드필더 한국영(알가라파) 기성용(스완지시티) 정우영(충칭 리판) 김보경(전북)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 남태희(레크위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손흥민(토트넘) 이재성(전북)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공격 석현준(트라브존스포르) 김신욱(전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