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 선수들이 28일 저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C서울과의 4강 1차전에서 레오나르도의 골로 3-0으로 앞서나간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초호화 공격진의 전북 현대.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었다. 빈틈없는 공간 압박과 90분 전력 질주. FC서울의 패스 축구는 맥이 끊겼다.
전북 현대가 28일 저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브라질 콤비 레오나르도와 로페즈, 김신욱의 골폭풍을 앞세워 FC서울을 4-1로 제압했다. 전북은 10월19일 서울 원정 2차전에서 2골 차이로 패배해도 결승에 진출한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대표급 선수들이 대거 포진한 K리그 최강의 팀. 정규리그 32경기 무패는 어떤 팀도 전북을 이기기 힘들다는 방증이다. 이날은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을 위한 첫 경기여서 선수들의 정신력도 돋보였다. 오른쪽 수비수 최철순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보직을 바꾸는 ‘변칙 전술'로 서울의 주포 아드리아노를 꽁꽁 묶었고, 4-1-4-1 전형의 최전방 원톱으로 나선 장신의 김신욱은 1골 1도움주기와 페널티킥 반칙을 얻어내는 수훈을 세웠다.
김신욱이 얻은 페널티킥을 전반 22분 레오나르도가 성공하면서 기선을 잡은 전북은 4분 뒤 로페즈의 추가골로 분위기를 지배했다. 로페즈는 김신욱의 헤딩 패스를 받아 골지역 오른쪽으로 치고 들어간 뒤 서울의 유상훈 골키퍼 가랑이 사이로 골을 잡아냈다. 이어 전반 40분 레오나르도가 측면에서 올라온 로페즈의 크로스를 쇄도하며 머리로 넣어 3골 차로 달아났다. 이때까지 유효슈팅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한 서울은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밀렸다.
전북 현대 레오나르도가 FC서울을 상대로 전반 40분 자신의 두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황선홍 서울 감독의 희망은 후반 1분 터진 주세종의 만회골. 수비수 곽태휘가 최전방을 향해 길게 찔러준 공을 전북 수비진이 걷어내지 못한 틈을 파고든 주세종은 강력한 왼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과 달리 수비수 오스마르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끌어올려 중원 장악력을 높인 서울은 좀더 정교하고 안정적인 연결 고리를 확보하면서 특유의 패스와 공격진의 침투를 살려내기 시작했다. 후반 7분 데얀의 프리킥과 13분 아드리아노의 발리슛, 20분 박주영까지 투입하면서 추가골을 얻기 위해 전력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전북의 강력한 수비에 발목이 잡혔고, 후반 38분에는 김신욱에게 단독 돌파를 허용하면서 쐐기골을 얻어맞으며 주저앉았다. 김신욱은 측면의 김보경이 보낸 절묘한 패스를 드리블 뒤 골로 연결시키는 능력을 발휘했다. 챔피언스리그 첫골을 터뜨린 김신욱은 “기쁘다. 방심하지 않고 2차전에서 멋진 경기를 펼치겠다”고 했다.
이날 전북의 압박에 고전한 황선홍 감독은 “전반 쉽게 실점하면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 상대 압박에 2선에서의 침투와 원터치 패스가 되지 않았다. 아직 다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2차전에서는 다득점을 위한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전북 현대 4-1 FC서울
레오나르도(전22분·전40분) 로페즈(전26분) 김신욱(후38분·이상 전북) 주세종(후1분·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