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축구대표팀의 주장 웨인 루니가 8일(현지시각) 런던 웸블리 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유럽예선 F조 몰타와의 경기에서 프리킥을 하고 있다. 런던/AFP 연합뉴스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의 자존심 웨인 루니(30)가 시련기를 보내고 있다. 월드컵 예선 슬로베니아와의 경기를 앞두고 선발에서 배제된 것이다.
영국의 언론은 10일(현지시각)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대행이 11일 적지에서 치를 2018 러시아월드컵 유럽예선 F조 3차전 슬로베니아와의 경기에 루니를 선발에서 제외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13년간 쭉 잉글랜드 대표팀에 승선했고, A매치 최다골(117경기 53골) 기록을 갖고 있는 ‘전설’의 굴욕이다.
루니는 이번 시즌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도 최근 3경기에서 선발로 나서지 못했고, 지난 8일 몰타전에서는 주장으로 선발로 나와 부지런히 뛰었지만 관중들의 야유를 받기도 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루니를 선발에서 제외한 이유를, “루니의 경기력 때문이 아니다. 슬로베니아 전력을 분석한 결과 내가 원하는 경기를 하기 위해서다. 지난 주말 루니의 경기 수행력을 반영한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루니 대신에 토트넘이 에릭 다이어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또 주장 완장은 리버풀의 조단 핸더슨에게 줄 예정이다.
루니는 감독의 결정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감독의 결정이 2018 러시아월드컵 이후에 잉글랜드 대표팀을 떠나겠다는 계획을 바꿀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루니는 “라이언 긱스가 30살 때, 그는 18살 때의 긱스가 아니었다. 긱스는 40살까지 현장에서 뛰었다. 선수들은 전진하기 위해 열심히 운동하며, 나한테도 마찬가지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여름이 끝날 때 나갔으면 쉬웠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나는 루니를 비난하는 사람을 만족시키기 위해 벤치에 앉혀두는 것이 아니다. 루니에 대한 부정적 반응은 루니보다 나를 더 짜증나게 한다”고 했다. 잉글랜드는 현재 2승으로 조 선두를 달리고 있고, 슬로베니아는 1승1무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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