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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 패배는 2~3골차 완패…원인은 미드필더 실종”

등록 2016-10-12 09:55수정 2016-10-12 10:10

명지대 스포츠기록분석팀 경기 해부
상대 압박으로 점유율 스피드 실종
위기의식으로 선수단 재정비 시급
11일 이란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에서 패배한 한국 선수들이 허리를 숙인 채 아쉬워하고 있다. 테헤란/연합뉴스
11일 이란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에서 패배한 한국 선수들이 허리를 숙인 채 아쉬워하고 있다. 테헤란/연합뉴스
“내용상 2~3골차의 완패였다. 원인은 미드필더 실종이다.”

신문선 교수가 이끄는 명지대 기록정보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책임연구원 정회덕)가 11일 이란전 패배(0-1)를 분석하면서 낸 결론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축구가 점유율과 스피드를 무기로 하는데, 중원에서 상대의 강력한 압박 수비에 허우적대면서 특유의 강점을 살리지 못했다는 얘기다. 대표팀 선수들이 6일 안방에서 열린 카타르전 승리 때 너무 많은 에너지를 썼고, 1000m 이상의 고지대에서 경기하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명지대 분석팀은 포백 수비와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내세운 이란의 강한 압박으로 한국이 공, 수 전환의 속도 싸움에서 밀리면서 주도권, 점유율, 슈팅, 코너킥, 인터셉트 등 모든 경기 지수에서 완패했다고 결론지었다.

원인은 여러 가지다. 분석팀은 첫째 한국이 지난 카타르 경기와 비교해 무려 5명을 바꾼 스타팀 멤버를 가동한 점을 꼽았다. 공격수 석현준, 구자철과 미드필더 정우영, 수비수 홍철, 홍정호가 빠지고 이란전에서는 수비에서 오재석과 곽태희가 새로 합류했고, 미드필더도 김보경, 한국영, 이청용 등이 새로 기용됐다. 분석팀은 “많은 선수 교체는 전체적인 팀 조직력에 악재가 됐다. 수비-허리-공격 3선의 라인이 유기적이지 못했고 이란의 순삼각형의 미드필드의 압박의 늪에 역삼각형(기성용, 김보경)형태로 가동한 한국의 공격형 미드필더가 이란의 늪 수비에 빠져 허우적거렸다”고 봤다. 또 “공격형 미드필더의 부진은 최전방 스트라이커 지동원, 좌우 날개인 이청용, 손홍민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결과는 0-1이었지만 2~3골차의 경기 내용으로 완패했다”고 평가했다. 물론 한국이 체력적으로 힘든 것이 사실이었다.

반면 이란은 전진압박을 통해 한국이 수비진부터 횡패스 위주로 경기를 하도록 강요했고, 수비에서도 측면은 한국에 내줘도 중앙은 절대 빈틈을 보이지 않았다. 측면에서 한국 선수가 공을 잡고 공격하려고 하면 순간적으로 에워쌌다. 이런 이란이 전반 25분 골을 터뜨리고, 막판까지 슈팅수(13-4), 유효슈팅수(3-0)에서 한국을 압도한 것은 이란의 공격형 미드필더 아쉬칸 데자가의 역할이 컸다. 그가 공을 잡으면 경기의 완급을 조율하면서 절대 빼앗기지 않았다. 그의 유연한 드리블과 돌파 능력은 돋보였다. 슈틸리케 감독이 경기 뒤 인터뷰에서 “한국팀에는 (6일 경기에서 맹활약한) 카타르의 세바스티안 소리아 같은 선수가 없다”며 해결사의 부재를 아쉬워했는데, 아마도 데자가의 활약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더 많이 했을 가능성이 있다.

명지대 분석팀은 이란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중국, 카타르, 우즈벡전보다 더 강화된 강력한 프레싱을 바탕으로 한국에게 전진 압박을 시도했다고 본다. 분석팀은 “이란의 전진압박 지점은 한국 미드필드진의 역삼각형의 꼭지점인 한국영과 포백라인의 사이였다. 그들의 압박으로 인해 중앙 수비와 한국영 사이에 엄청난 스트레스가 가해짐으로써 볼을 키핑하거나 패싱하는데 어려움을 초래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 결과 전진 패스보다는 백패스, 횡패스가 늘어났고 최전방으로 향하는 킬패스는 거의 없었다.

한국의 주포인 손흥민과 기성용의 경기 지수도 이전처럼 높지 않았다. 손흥민은 이란전에서 겨우 28번의 볼 터치를 했고, 무효슈팅 1개를 날렸을 뿐이다. 크로스나 패스차단, 가로채기, 유효슈팅에서 0을 기록했다. 분석팀은 “손흥민은 크로스가 한 개도 없을 정도로 치욕의 경기를 했고, 드리블 역시 공격적이고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분석팀은 “이란은 미드필드에서의 빌드업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빠르게 전방으로 볼을 배급했다. 한국의 기본 전술이 점유이며 그에 따라 수비라인을 전진시킨 뒷공간을 공략했다”고 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후반 21분 김신욱을 투입해 제공권 싸움을 해보려고 했지만, 김신욱의 머리를 향해 멀리서 높게 길게 올리는 얼리 크로스의 형태로는 체격과 체력적으로 뛰어난 이란 수비와 골키퍼를 뚫을 수 없었다.

분석팀은 “점유율 45%로는 한국의 스피드 축구를 보여줄 수가 없다. 경기의 내용, 전술의 운용, 선수의 컨디션, 경기 데이터 등을 종합해보면 0-1로 진 것이 다행인 경기였다”고 해석했다. 연구팀을 이끈 신문선 교수는 “수비에서 안정화가 이뤄져야 하고, 공격수까지 포함해 어느 정도 틀이 짜여져야 한다. 선수단이 심리적으로 흔들려서는 안된다. 슈틸리케 감독이 중요한 고비를 잘 넘겨야 한다. 다음달 15일 열리는 우즈베키스탄과의 5차전 안방경기는 월드컵 진출을 놓고 벌이는 결승전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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