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13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슈틸리케호의 기를 살려라.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13일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다시 한 번 자신의 선수 탓 발언을 해명하며 내부 단합에 나섰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란전을 앞두고 동기부여 차원에서 원톱 지동원에게 ‘네가 소리아보다 드리블과 패싱력이 낫다’며 그의 저돌성과 적극성에 관해 얘기한 적이 있다. 그 저돌성과 적극성의 부족을 이란전 뒤 기자회견에서 설명하다가 말이 와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신욱 등 이날 귀국한 국내파 선수들도 “감독님과 대화로 오해는 다 풀렸다”며 선수단의 분위기를 전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다음달 15일 열리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차전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 명운을 걸었다. 이긴다면 한국은 조 2위를 회복하며 나머지 경기를 정상적으로 치를 수 있다. 그러나 진다면 조 2위까지 주어지는 본선 티켓과 멀어지면서 마음이 급해질 수 있다. 선수단이 자신감을 잃을 경우에는 치명적이다. 한국은 현재 이란(3승1무), 우즈베키스탄(3승1패)에 이어 3위(2승1무1패)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와 관련해, “7~8개월 전만 해도 견고했던 우리의 수비를 보완하고, 볼을 가졌을 때의 적극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즈베크전 이전에 열리는 캐나다와의 친선경기에서는 새로운 선수를 점검해 볼 가능성도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거취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지난 12년 동안 감독이 평균 15개월 정도마다 바뀌었다. 감독을 새로 선임하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그동안 감독들이 바뀌면서 경기력 향상이나, K리그 발전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 나는 내일이라도 나가면 그만이지만 새 감독을 선임할 때는 그런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축구협회도 이날 우즈베키스탄의 대결 장소를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결정하는 등 ‘대표팀 기 살리기’에 나섰다. 애초 제주월드컵경기장을 염두에 두었지만 계획을 수정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파주 훈련장에서 가까워 선수들한테 좋고, 안방 관중의 뜨거운 열기로 대표팀에 기운을 불어넣을 수 있다. 그래서 서울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지금은 대표팀이 어려운 상황이다. 당장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잘 싸울 수 있도록 선수단을 지원해야 한다. 대한축구협회도 슈틸리케 감독과 대화를 하면서 문화적 차이에 관해 설명도 하고, 지적할 것은 지적하고, 도와줄 것은 도와야 한다. 월드컵 본선에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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