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의 최강희 감독과 선수들이 19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1-2로 졌지만 합계 전적 5-3으로 앞서 결승에 오른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힘을 내라! 서울!” “전북의 위용을 펼쳐라!”….
19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전북 현대의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최종 2차전. 경기 시작 전부터 양쪽 골대 뒤에 포진한 두팀 서포터스는 이런 펼침막을 내걸고 서로 뒤질세라 뜨거운 응원전을 펼치면서 경기 분위기를 북돋웠다. 원정경기였지만 전북의 원정 응원단은 골대 뒤쪽 스탠드를 빼곡히 메우는 등 수적으로 전혀 뒤지지 않았다. 늘 그랬듯이 “MAD GREEN BOYS” “전북 ★ 사랑” 등 전북의 ‘녹색전사’들을 응원하는 플래카드가 곳곳에 내걸렸고, FC서울 쪽은 힘찬 함성으로 맞불을 놨다.
하지만 이미 홈 1차전에서 전북이 4-1로 대승을 거둬 대세가 기울어진 때문인지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1%의 가능성만 있어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황선홍 감독은 경기 전날 FC서울 선수들을 독려했고 전반 38분 골잡이 아드리아노의 선제골이 터지며 FC서울이 주도권을 잡았으나, 전북은 후반 14분 로페즈의 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으며 찬물을 끼얹었다. FC서울은 후반 추가시간 1분 고광민의 골로 다시 추격의 불을 댕겼으나 이미 늦었다. 앞서 올 시즌 4차례 맞대결에서 FC서울에 모두 승리한 전북은 5경기 만에 첫 패배를 당했다.
전북 현대가 이날 FC서울과의 4강 2차전에서 1-2로 졌지만 1, 2차전 합계 전적 5-3으로 앞서며 5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다. 전북은 결승 상대는 아랍에미리트의 알아인. 과거 포항 스틸러스에서 뛰던 미드필더 이명주가 소속한 팀. 앞서 알아인은 18일(현지시각)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4강 원정 2차전에서 엘자이시(카타르)와 2-2로 비겨 합계 전적 5-3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전북은 최강희 감독이 초기 지휘봉을 잡았던 2006년 첫 우승을 차지한 뒤 10년 동안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인연이 없었는데, 다시 두번째 절호의 우승 기회를 잡았다. 2011년에는 결승까지 올랐으나 카타르 알사드의 ‘침대축구’에 말려 통한의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전북 현대의 로페즈가 후반 14분 1-1 동점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2차전에서 전반은 FC서울이 공격을 주도했다. 아드리아노-데얀-박주영 등 이른바 ‘아데박 트리오’를 최전방 공격 라인에 배치한 FC서울은 전반 14분 아드리아노의 위협적인 슈팅으로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아드리아노는 15분과 24분 두차례 발과 머리로 골문을 두드리더니 38분 기어코 골을 만들어냈다. 고요한의 기습 패스를 받은 김치우가 왼쪽 측면을 파고들며 골문 가운데 쪽으로 공를 찔러주자 아드리아노는 빠르게 질주하며 발을 갖다대며 골문을 갈랐다.
후반전에도 FC서울의 공세가 이어졌다. FC서울은 후반 7분 전북 수비수 박원재의 실책을 틈타 주세종이 문전으로 질주해 오른쪽으로 파고들던 박주영에게 절호의 골기회를 만들어줬는데 이를 못 살린 게 뼈아팠다. 박주영의 슈팅 타임이 느려 수비에 걸리고 만 것이다.
최강희 감독은 수세에 몰리자 후반 9분 주득점원인 레오나르도와 김보경을 빼고 이동국과 고무열을 투입했는데 이후 5분 만에 로페즈가 동점골을 터트리며 수세에서 벗어났다. 이날 선발 출장한 김신욱이 아크 부근에서 머리로 떨궈준 공을 받은 로페즈는 재빨리 아크 부근 오른쪽으로 파고들며 강력한 오른발슛으로 골을 만들어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선수들의 정말 열심히 뛰어 주었다. K리그의 자존심을 걸고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꼭 우승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4강 2차전
FC서울(1승1패) 2-1 전북 현대(1승1패)
득점:아드리아노(전38분) 고광민(후46분·이상 FC서울) 로페즈(후14분·전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