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이 30일 수원FC와의 더비 경기 중 생각에 잠겨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추가시간 5분.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은 목이 탔는지 물을 들이켰다. 길게만 느껴지던 5분이 지나고 휘슬이 울리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서정원 감독이 이끄는 수원 삼성이 3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1부) 원정 경기에서 조나탄의 결승골로 수원FC에 3-2 승리를 거뒀다. 11위에 머물러 속을 태웠던 수원 삼성의 서정원 감독은 이날 승리로 9승17무10패(승점 44·8위)가 돼 일단 한숨을 돌렸다. 반면 올해 2부 챌린지에서 승격한 조덕제 감독의 수원FC는 12위 꼴찌(승점 36)에 머물러 강등이 유력해졌다.
서정원 감독은 구단 지원이 예전 같지 않은 상태에서 명가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싸움에 몰입했다. 선수들도 강등권에 처한 팀 사정을 알고 부지런히 뛰었다. 첫골이 전반 17분 이상호의 머리에서 나오면서 풀리는 듯했다. 하지만 곧바로 페널티킥 동점골을 내주면서 전반은 1-1 원점. 후반 22분 노장 수비수 이정수의 추가골로 다시 앞서나갔지만, 2분 뒤 동점골을 얻어맞으면서 분위기는 심상치 않았다. 올 시즌 앞서다가도 승기를 매듭짓지 못한 일이 많아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하지만 후반 26분 외국인 선수 조나탄의 결승골로 승점 3을 챙기면서 웃을 수 있었다. 수원 삼성은 막판까지 이어진 수원FC의 공세를 정면으로 맞받아치면서 승리를 지켰다.
7~12위 하부 스플릿의 수원 삼성은 치열한 강등권 탈출 싸움을 펼치고 있다. 최하위 수원FC를 빼고는 11위 인천(승점 42), 10위 포항(승점 42), 9위 성남(승점 43), 7위 광주(승점 45)까지 간격이 좁아 정규리그 남은 2경기에서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12위는 하부리그로 떨어지고, 11위는 하부리그 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벌여야 해 살얼음판을 걷는 듯하다. 서정원 감독이 이날 승점 추가에 목을 맨 이유다.
1~6위간 상위 스플릿에서는 이날 FC서울이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하면서 선두 싸움을 재점화했다. 서울(승점 64)은 전북과 승점에서 동점을 이뤘고, 다득점에서 뒤진 2위다. 남은 두 경기 결과에 따라 우승의 향방이 바뀐다. 울산 현대도 이날 상주 상무를 2-1로 제치고 승점 52가 되면서, 3위 제주(승점 55)와의 간격을 좁혀 3위까지 주어지는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획득 희망을 되살렸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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