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정협이 11일 밤 충남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캐나다와의 축구대표팀 평가전 전반 25분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천안/연합뉴스
슈틸리케호가 약체 캐나다와의 평가전에서 가볍게 승리했다. 15일(밤 8시·서울월드컵경기장) 벌어지는 우즈베키스탄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차전에도 좀더 자신감을 충전한 채 임할 수 있게 됐다.
11일 저녁 충남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축구대표팀 평가전에서 울리 슈틸리케(62) 감독이 이끄는 한국팀은 전반 9분 터진 김보경(전북 현대)의 선제골과 전반 25분 이정협(울산 현대)의 추가골 등을 앞세워 캐나다를 2-0으로 완파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4위인 한국에 110위인 캐나다는 한 수 아래의 전력으로 역시 상대가 되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8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이정협을 원톱, 남태희(레크위야)-김보경-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을 공격 2선에 배치하는 등 4-2-3-1 전술을 내세웠고, 전반 초반 쉽게 선제골이 터지며 여유 있게 경기를 이끌어갔다. 이날 중원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남태희가 아크 부문으로 빠르게 치고들어가다 벌칙구역 중앙 쪽으로 찔러주자 김보경이 재치 있는 왼발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이어 16분 뒤에는 상대 문전 혼전 중 이정협이 벌칙구역 중앙에서 번개같은 오른발 터닝슛으로 오른쪽으로 빨려들어가는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김보경으로서는 37개월 만에 맛본 A매치 골이었고, 슈틸리케호 출범 초기 황태자로 불렸던 이정협으로서는 재기를 알리는 멋진 골이었다. 이날 경기에는 손흥민(토트넘), 기성용(스완지시티),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 이재성(전북 현대) 등 핵심 공격수들이 다수 빠졌다.
김보경이 11일 캐나다와의 평가전 전반 9분 가볍게 선제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천안/연합뉴스
슈틸리케 감독은 왼쪽부터 박주호(도르트문트)-장현수(광저우 푸리)-김기희(상하이 선화)-김창수(전북 현대)를 포백 선발로 기용했으며, 골키퍼 장갑은 권순태(전북 현대)에게 맡겼다. 기성용 자리에는 정우용(충칭 리판)을 기용해 한국영(알가라파)과 더블볼란치를 맡게 했다.
캐나다는 이날 시종 무기력했다. 전반 31분 마르셀 더용이 아크 오른쪽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 때 강력한 왼발슛을 폭발시켰을 뿐 위협적이지 못했다. 권순태는 골문으로 거의 빨려들어갈 뻔한 더용의 슛을 몸을 날려 막아내며 슈퍼세이브를 기록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들어서는 왼쪽 풀백 박주호 자리에 윤석영(브뢴뷔), 오른쪽 공격수 지동원 대신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중앙수비 김기희 대신 홍정호(장쑤 쑤닝)를 투입하며 이들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했다. 후반 20분에는 황희찬(잘츠부르크)이 남태희의 왼쪽 공격수 자리로 들어갔다. 오른쪽 풀백 최철순(전북 현대)은 후반 28분 김창수와 교체돼 들어갔다. 김신욱(전북 현대)도 후반 34분 이정협 자리에 투입됐다. 그러나 여러차례 득점기회가 있기도 했으나 선수들은 추가골은 만들어내지 못했다.
경기 뒤 슈틸리케 감독은 “2~3차례 실점 위기가 있었지만, 이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경기를 했다. 크게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괜찮은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준비했던 것, 미팅에서 선수들에게 강조했던 부분들이 다 나왔다. 측면 플레이가 주효했고, 김창수와 박주호, 윤석영 등 풀백들의 공격 가담력도 좋았다”고 했다. 이정협에 대해선 “이전에 대표팀에서 보여줬던 모습을 다시 와서 보여줬다. 제공권도 좋았고, 수비 시에도 많이 뛰어줘 큰 힘이 됐다”고 칭찬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대한민국 2-0 캐나다
김보경(전반 9분) 이정협(전반 25분·이상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