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 구자철이 15일 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차전 후반 40분 극적인 역전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슈틸리케호가 짜릿한 역전승으로 기사회생했다.
울리 슈틸리케(62)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5일 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차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을 맞아 전반 24분 수비 실수로 먼저 골을 내줬으나, 후반 22분 남태희(레크위야)의 극적인 헤딩골과 후반 40분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의 역전골이 터지면서 2-1로 이겼다. 한국은 3승1무1패 승점 10을 기록하며 2위로 올라섰다. 2위를 달리던 우즈베키스탄은 3승2패 승점 9를 기록해 3위로 밀려났다. A조에서는 이날 현재 한 경기를 덜 치른 이란이 3승1무 승점 10으로 한국과 동률을 이뤘는데, 골득실차에서 앞서 선두를 지켰다.
한국은 내년 3월23일 중국과의 원정 6차전을 시작으로 9월5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원정 최종 10차전까지 5경기를 남겨놓고 있는데, 이번 승리로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탄력을 받게 됐다. 이날 생일을 맞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뒤 축하 노래와 함께 팬들의 열띤 성원으로 값진 선물을 받게 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이정협(울산 현대)을 원톱,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을 좌우 공격, 구자철과 남태희를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기성용(스완지시티)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배치하는 4-1-4-1 전술을 가동했다. 좌우 풀백은 박주호(도르트문트)와 김창수(전북 현대), 중앙수비는 장현수(광저우 푸리)와 김기희(상하이 선화)가 출격했다. 골키퍼는 김승규(빗셀 고베)가 맡았다.
한국은 전반 내내 경기를 지배했으나 공격은 효과적이지 못했다. 남태희가 전후좌우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고, 손흥민이 왼쪽에서 상대 수비를 흔들며 골기회를 노렸다. 그러나 이정협에게 연결되는 패스는 거의 없었다. 이정협은 전반에 한번의 슈팅도 날리지 못했다. 전반 18분 손흥민이 왼쪽 측면을 돌파해 골지역까지 파고들었으나 수비에 걸렸다. 전반 36분에는 손흥민의 오른쪽 프리킥 때 지동원이 문전 중앙에서 날린 위협적인 헤딩슛도 골포스트를 맞고 나갔다.
한국은 전반 24분 김기희가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공중볼을 골키퍼 김승규한테 머리로 받아 내줬으나 짧아지는 바람에 어이없게 골을 내주고 말았다. 김승규가 뛰어나오며 왼발로 공을 차냈으나 중원에 있던 마라트 비크마에프가 잡아 길게 골문으로 차 넣었다.
한국은 후반 전열을 재정비해 초반부터 상대를 몰아붙이며 기어코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후반 22분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박주호가 왼쪽으로 파고들다 올려준 공을 남태희가 머리로 받아넣었다. 이어 후반 40분에는 홍철(수원 삼성)이 자기 진영 왼쪽에서 길게 문전으로 올려준 공을 김신욱(전북 현대)이 헤딩으로 떨궈주자 구자철이 벌칙구역 왼쪽에서 강한 왼발슛으로 골문을 갈라 역전드라마가 완성됐다. 슈틸리케 감독이 후반 17분 지동원 대신 이재성(전북 현대), 21분 이정협 대신 김신욱, 36분 박주호 대신 홍철을 투입한 게 적중했다.
한편 발등을 다친 이청용(크리스털팰리스)은 이날 교체명단에 포함됐으나 투입되지 못했고, 왼쪽 허벅지를 다친 황희찬(잘츠부르크)과 윤석영(브뢴비)은 명단에서 제외됐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5차전 전적
대한민국 2-1 우즈베키스탄
마라트 비크마에프(전반 24분·우즈베키스탄) 남태희(후반 22분) 구자철(후반 40분·이상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