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겸 강원FC감독이 20일 경기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성남FC와의 경기에서 비겨 1부로 승격하자 선수들이 헹가래 치고 있다. 성남/연합뉴스
“자고 일어나니 걱정이 앞선다.”
사령탑 부임 이태 만에 프로축구 1부로 팀을 올린 최윤겸(54) 강원FC 감독은 21일 통화에서 “어제는 기뻤는데, 이제는 걱정이 앞선다”며 엄살을 부렸다. 원래 차분하고 겸손한 성품이라 티를 잘 내지 않지만, 걱정하는 것을 보면 1부 무대가 만만치 않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실제 올해 1부로 올라섰던 수원FC는 다시 2부로 추락했다. 최 감독은 “내년 1부 팀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좋은 선수들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있는 자원의 역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다. 긍정적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했다. 축구는 개인이 아니라 11명이 뛰기 때문이다.
최 감독의 축구는 매우 공격적이다. 그는 “적극적인 축구를 하지 않으면 팬들을 끌어모을 수 없다. 골이 많이 나는 경기를 하자면 공격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20일 성남FC와의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강원은 초반 성남의 강한 압박에 고전했지만 후반에는 위기를 잘 수습하고 역공을 펼치는 예리한 모습을 보였다. 최 감독은 “수비 때도 방어적으로 하기보다는 공을 잡았을 때 어떻게 전진시킬지를 고민한다. 선수들에게 도전적으로 하라고 주문한다”고 했다.
고만고만한 선수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작업은 가장 중요하다. 최 감독은 “유공 시절 발레리 니폼니시 감독한테 배운 것은 미드필드 패스 플레이가 아니다. 선수들을 기다리고, 이해하고, 잘못은 감독이 짊어지면서 선수들을 스스로 움직이게끔 하는 것이었다”고 했다. 이렇게 신뢰가 쌓이면 자연스럽게 팀은 하나가 된다. 전술이나 지시사항을 쉽게 이해시키고 전달할 수 있다. 리그 정상급 선수를 보유하기 어려운 대전과 강원 등 주로 시·도민 구단을 맡았지만, 그가 이끄는 팀은 언제나 강했던 이유다.
올여름 전북 현대도 아까워하던 루이스를 매우 싼 값에 영입하면서 탄력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최 감독은 “강원은 외국인 선수에 의존하기보다는 조직력이 강한 팀이다. 미드필드에서 좁게 붙어 세밀하게 패스하는 팀”이라고 설명했다. 2007년 대전 시티즌을 마지막으로 지도자 연수를 떠났고, 이후 베트남에서 감독 생활을 한 것도 자산이다. 그는 “강원은 공격축구다. 수비축구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며 팬들이 좋아할 수 있는 축구를 약속했다.
최 감독은 차남인 아이돌그룹 샤이니의 민호에 관해 묻자 “아들이 축구도 잘하지만 축구에 대한 지식이나 관심도 많다. 나보다는 엄마를 많이 닮았다”며 겸연쩍어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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