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 선수들이 26일(현지시각)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 홈페이지 갈무리
K리그 대표구단 전북 현대가 10년 만에 다시 아시아 클럽축구 정상에 우뚝 섰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26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 알아인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에서 홈관중의 일방적 응원을 등에 업은 알아인과 맞서 고전했으나 한교원의 선제골에 힘입어 1-1로 비겼다. 지난 19일 홈 1차전에서 레오나르도의 2골 활약으로 2-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던 전북은 합계 전적 3-2로 앞서며 우승상금 300만달러(35억3300만원)를 거머쥐었다. 최강희 감독 부임 이듬해인 2016년 시리아의 알카라마를 제치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첫 우승을 차지한 뒤 10년 만에 다시 들어올린 우승트로피다.
전북은 2011년 홈에서 카타르의 알사드에 져 준우승에 그친 한도 5년 만에 말끔히 풀었다. K리그 팀으로는 2012년 울산 현대 이후 4년 만의 정상 등극이다. 2013년에는 FC서울이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며 준우승에 그친 바 있다.
전북 현대 한교원(가운데)이 26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 알아인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결승 2차전에서 알아인을 상대로 전반 30분 선제골을 넣은 뒤 이동국(오른쪽), 이재성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알아인/연합뉴스
이날 전반 30분 터진 한교원의 선제골이 전북 우승에 결정적이었다. 한교원은 애초 벤치 멤버였지만 경기 시작 2분 만에 오른쪽 미드필더 로페즈가 상대 수비의 반칙으로 왼무릎 부상을 당하자 그와 교체 투입됐다. 이후 전반 중반 이재성의 왼발 코너킥 때 골지역 중앙으로 빠르게 파고들며 오른발로 천금같은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선제골이 절실한 시점 나온 골이기에 더욱 값졌다. 전북이 만일 먼저 골을 내줬으면 합계 전적 2-2가 되고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에 따라 전북이 불리하게 되는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전북은 이후 4분 뒤 알아인에게 왼쪽 측면을 돌파 당하며 이명주에게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어 전반 41분께는 중앙수비수 김형일이 벌칙구역 안에서 더디게 공 처리를 하다가 발빠른 아스프리야에게 공을 빼앗긴 뒤 반칙을 범해 페널티킥까지 내주며 실점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알아인의 키커 더글라스가 페널티킥 때 왼발슛으로 공을 공중으로 날려버리는 바람에 실점하지 않았고 이후 잘 버텨냈다.
최강희 감독은 이날 37살 베테랑 이동국을 원톱, 공격 2선엔 레오나르도-이재성-김보경-로페즈를 투입하는 등 4-1-4-1 전술로 알아인과 맞섰다. 오른쪽 풀백 최철순은 알아인 공격의 핵 오마르 압둘라흐만을 전담 마크하게 했다. 포백엔 박원재-김형일-조성환-김창수를 내세웠다. 골키퍼 장갑은 권순태가 꼈다.
더글라스를 원톱, 카이오-오마르 압둘라흐만-아스프리야를 공격 2선에 내세운 알아인은 초반부터 전북을 괴롭혔다. 알아인의 빠른 공격에 전북 수비진은 공을 걷어내기 바빴다. 전북 공격의 핵 레오나르도도 수비에 가담하는데 치중할 수 밖에 없었다. 공격도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전북 선수들은 육탄으로 공을 막아내며 끝내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결승 2차전
알아인(1무1패) 1-1 전북 현대(1승1무)
한교원(전반 30분·전북) 이명주(전반 34분·알아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