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노릇 어렵다.”
심판에게 까칠한 조제 모리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팬들은 즐거울지 모르지만 심판은 어렵다”고 했다.
모리뉴 맨유 감독이 3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16~2017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웨스트햄과의 경기에서 심판진의 결정적인 도움으로 2-0 승리를 거뒀다. 초반 주춤했던 맨유는 리그 6연승, 13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해냈다. 맨유는 승점 39로 6위. 하지만 토트넘(39점)과 동점이며, 선두인 첼시를 10점 차로 추격하고 있다. 상위권 지각변동이 일어나면 더 치고 나갈 수 있다.
모리뉴 감독의 기쁨의 원천은 심판이었다. 주심 마이크 딘은 전반 15분 웨스트햄의 소피앙 페굴리가 아크 옆으로 드리블하며 가다가 맨유의 수비수 필 존스와 충돌하자 레드카드를 꺼냈다. 페굴리의 퇴장이었다. 하지만 느린 그림으로 보면 슬라이딩으로 공을 되찾으려 한 페굴리의 가해 의도는 커 보이지 않았다.
후반 33분에는 선심이 또 선물을 안겼다. 1-0으로 앞서던 맨유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추가골로 쐐기를 박았다. 이브라히모비치의 13호골. 하지만 이브라히모비치는 비디오 리플레이에서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다.
모리뉴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쑥스러워하기보다는 그동안 판정의 피해자임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시즌 수많은 판정 논란 때문에 스스로를 교육시켜야 했다. 레드카드가 나왔을 때는 반칙 장면을 잘 보지 못했다”고 했다. 오히려 “이브라히모비치의 지난 주말 미들즈브러전 골이 무효가 된 것이나,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경기에서 페널티킥이 주어지지 않은 것 등 잘못된 판정 때문에 화를 삭여야 했다. 우리 역시 잘못된 결정의 최고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동시에 심판진을 거드는 듯한 발언도 했다. 그는 “이 시기는 심판진들에게 어려운 때다. 경기장을 찾는 관중들은 환상적일지 모르나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에게는 힘들다”고 했다. 모리뉴 감독은 후반 후안 마타와 마커스 래시포드를 투입해 마타가 선제골을 터뜨린 것과 관련해, “나는 벤치에 실탄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경기 일정에서 경기의 향방을 가를 수 있는 벤치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조제 모리뉴(오른쪽) 맨유 감독이 3일(한국시각) 열린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경기 직전 슬라벤 빌리치 웨스트햄 감독과 말하며 크게 웃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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