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한국시각) 독일 알이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아스널의 수비수가 넘어지며 바이에른 뮌헨의 공격수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를 막고 있다. 뮌헨/AFP 연합뉴스
1996년부터 아스널을 지휘해온 아르센 벵거(68) 감독이 위기에 몰렸다.
아스널은 16일(한국시각)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16~201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원정 1차전에서 바이에른 뮌헨에 1-5로 크게 졌다. 아스널은 전반을 1-1로 마쳤지만, 후반 4분 수비수 로랑 코시엘니가 부상으로 교체돼나가면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티아고 알칸트라, 토마스 뮐러에게 연속 실점하며 무너졌다. 벵거 감독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후반전에 코시엘니가 빠지면서 갑자기 정신적으로 무너졌다”고 했다.
그러나 유럽의 엘리트팀으로 자부하던 아스널의 대패는 벵거 감독뿐 아니라 아스널 구단에게도 충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 팬들도 20년 이상 벵거식 팀으로 조련돼온 아스널이 더 이상 유럽 최상위팀과의 경기에서 통하지 않는 것으로 본다. 미국의 <이에스피엔>은 “아스널의 처절한 패배는 벵거의 종말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적었다. 기사를 쓴 마크 오그덴은 “경기장에서의 실패가 벵거 감독한테서 언제 떠나야 할지를 결정할 권리를 빼앗고 있다. 구단주나 이사회가 벵거나 아스널을 위해 단호한 결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한 벵거 감독은 재임 중 아스널을 유럽 강호의 반열에 올렸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리그 우승 기록이 없다. 우승 적기로 꼽혔던 지난 시즌을 2위로 마쳤고, 올 시즌도 선두 첼시(승점 60)에 한참 뒤진 4위(승점 50)에 머물러있다. 지난 4일 첼시와 맞대결에서 1-3으로 완패하면서 팬들의 불만도 커졌다. 영국이 <미러>는 뮌헨전 패배를 두고, “벵거 감독이 아스널 사령탑으로 맞은 최악의 밤이다. 그가 얼마나 더 감독직에 있을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최근 벵거 감독이 만든 팀과 그가 사용한 전술, 시스템은 유럽 최고 수준의 축구에서 설 자리가 없다. 홈 2차전에서 자존심을 되찾으려 하겠지만, 자존심은 이미 사라졌다”고 혹평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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