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고 마라도나가 15일 경기도 수원시 에스케이(SK)아트리움에서 열린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살 이하(U-20) 월드컵 본선 조추첨식에서 한국이 속한 A조에 아르헨티나를 뽑은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죽음의 조다. 하지만 예선 잘하면 본선에서 편해진다.”(신태용 20살 대표팀 감독)
“쉽지 않은 상대다. 그러나 타 팀도 홈팀에 부담을 느낄 것이다.”(차범근 조직위원회 부위원장)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20살 이하 축구대표팀이 15일 경기도 수원 에스케이(SK)아트리움에서 열린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살 이하(U-20) 월드컵 본선 조추첨식에서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기니와 함께 죽음의 A조에 편성됐다. 대회는 5월20일~6월11일 수원, 전주, 대전, 천안, 인천, 제주에서 열린다. 한국은 5월20일(저녁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기니와 개막전을 편다.
개최국 자격으로 한국이 A조에 배치됐고, 이어 조추첨에서 디에고 마라도나가 아르헨티나를 A조 팀으로 뽑자 장내에서 탄식이 나왔다. 함께 추첨에 나선 파블로 아이마르가 역시 A조 추첨 때 잉글랜드를 뽑고, 아프리카의 기니마저 A조에 들어오자 술렁했다.
그러나 신태용 감독은 자신감을 드러냈다. 신 감독은 “매우 경쟁이 치열할 것이다. 그러나 예선전에서 고비를 잘 넘기면 16강 이후 진행되는 토너먼트에서 쉽게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한 신념과 전투욕을 가진 신태용 감독은 대회 목표를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특유의 밝은 표정으로 내심 우승까지 목표를 설정한 것처럼 보였다. 그는 “기를 받기 위해서는 우승컵을 만지지는 않지만 사진을 찍어야 한다”며 무대 위의 우승 트로피를 휴대폰에 담기도 했다.
차범근 이번 20살 이하 월드컵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은 “추첨 연습 때와 달리 본선 경기는 어렵게 됐다. 하지만 안방에서 한다. 예선만 통과하면 2002 한·일월드컵 이상의 성적을 올릴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대길 해설위원도 “최상도 아니지만 최악도 아니다. 국내 선수들이 오랫동안 발을 맞췄고, 백승호·이승우 등 FC바르셀로나 소속 선수들도 괜찮다. 우리가 이겨낼 수 있다”고 했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전통의 강호이지만 남미예선에서 4위로 통과할 만큼 성적이 좋지 않았다. 역대 20살 이하 대표팀 전적에서는 한국이 3승3무1패로 앞서 있다. 잉글랜드는 유럽예선을 3위로 통과했고, 역대 전적에서는 한국이 2승1무로 우위를 지켰다. 마지막 상대국으로 배정된 기니는 아프리카 예선을 3위로 통과했고, 한국과는 한 번도 맞붙은 적이 없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분명 부담은 있지만 16강 진출을 위한 와일드카드도 있어 한국이 충분히 예선을 통과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태용 감독은 이달 말 테스트이벤트로 열리는 4개국 친선대회를 위해 조만간 선수단을 소집하고, 5월초 대표선수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신 감독은 “예선전부터 매 경기 결승전처럼 싸울 것이다. 팬들한테 실망을 드리지 않는 경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은 개막전 이후 5월23일 전주에서 아르헨티나, 5월26일 수원에서 잉글랜드와 최종 3차전을 치른다. 한국팀 예선 경기는 모두 저녁 8시에 잡혔다.
일본은 유럽예선 2위 이탈리아, 남미 1위 우루과이, 남아프리카공화국과 D조에 묶이면서 치열한 조별리그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반면 E조는 유럽예선 1위 프랑스가 온두라스, 뉴질랜드. 베트남과 비교적 무난한 조 편성표를 받았다. B조에는 베네수엘라, 독일, 바누아투, 멕시코가 들어갔고, F조에는 에콰도르,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세네갈이 묶였다.
수원/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