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호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시리아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A조 7차전에서 전반 4분 선제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제골이 쉽게 터지고 전반에는 일방적으로 시리아를 몰아붙였지만 슈틸리케 감독의 지적대로 마무리가 약했다. 터질 듯 터질 듯 했지만 추가골은 나오지 않았다. 포백 수비 불안감은 여전했고, 후반에는 반격에 나선 시리아에 몰리며 여러차례 실점 위기를 맞았다. 중앙수비수 홍정호(장쑤 쑤닝)의 골이 아니었으면, 승점 3점을 추가하기 힘들 뻔했다. 28일 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7차전. 울리 슈틸리케(63)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중동의 복병 시리아를 맞아 전반 4분 터진 홍정호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두고 지난 23일 중국 원정에서 당한 패배(0-1)의 충격에서 벗어났다. 4승1무2패 승점 13로 조 2위를 지켰다. 시리아는 2승2무3패(승점 8)로 4위. 이날 A조 최강 이란은 홈에서 중국을 1-0으로 누르고 5승2무(승점 17)로 단독선두를 지켰다. 지난 6차전에서 시리아에 0-1로 덜미를 잡혔던 우즈베키스탄도 안방에서 카타르를 1-0으로 꺾고 4승3패(승점 12)로 조 3위를 유지하며 한국의 턱밑에 위치했다.
슈틸리케호는 이번까지 7차전 동안 홈에서만 4전 전승을 거두며 ‘안방 불패’를 이어갔다. 원정 성적은 1무2패. 한국은 앞으로 6월13일 최하위 카타르와 원정 8차전, 8월31일 이란과 홈 9차전, 9월15일 우즈베키스탄과 원정 최종 10차전을 남겨놓고 있는데 모두 버거운 경기일정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국과의 6차전과 달리 이날 4-1-4-1 공격적 포메이션으로 시리아와 맞섰다. 황희찬(잘츠부르크)이 최전방 원톱,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고명진(알라얀)-남태희(레크위야)가 2선 공격진에 배치됐다. 기성용(스완지시티)은 수비형 미드필더, 김진수(전북 현대)-홍정호-장현수(광저우 푸리)-최철순(전북 현대)이 포백에 포진했다. 골키퍼 장갑은 권순태(가시마 앤틀러스)가 꼈다.
황희찬이 주전 원톱으로 처음 출격한 한국은 전반 초반 손흥민의 오른쪽 코너킥 뒤 시리아 수비수 맞고 문전으로 흘러나온 공을, 홍정호가 순식간에 강력한 왼발슛으로 문전 오른쪽으로 빨려 들어가는 골로 연결시키면서 경기흐름을 가져왔다. 이후 한국은 시리아와 긴장감 있게 맞섰고 몇차례 결정적 슛 기회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9분 기성용의 헤딩슛, 13분 김진수의 오른발 슛이 잇달아 막히는 등 골을 추가하지 못해 팬들을 애태웠다.
왼쪽 공격수로 출격한 손흥민은 상대 수비수들이 좀처럼 공간을 내주지 않자 특유의 돌파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오히려 코너킥 등 세트피스 상황 때 키커로 나서며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전반 41분 미드필드 중앙에서 모처럼 중거리슛을 날렸으나 공은 뜨고 말았다. 김진수-최철순 등 좌우풀백을 이용한 공격도 원활치 못해 아쉬움을 더했다. 공격의 핵인 중앙공격형 미드필더 구자철도 제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후반 들어서 실점을 만회하려는 시리아의 거센 공격에 한국은 몇 차례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수문장 권순태가 여러 차례 결정적 선방을 펼쳐 위기를 모면했다. 한국은 남태희가 시종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빈 가운데 3~4차례 결정적 득점기회를 맞았다. 후반 20분 남태희의 강한 중거리포가 골키퍼 선방에 걸린 게 가장 아쉬웠다. 또 기성용이 후반 38분 벌칙구역 오른쪽에서 수비수 1명을 제치고 오른발로 날린 슛은 문전으로 들어가는가 싶었으나 막판 골키퍼 손에 걸리고 말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8분 고명진 대신 한국영(알가라파), 28분에는 이날 결정적 골기회를 잡지 못했던 황희찬 대신 이정협(부산 아이파크)을 투입해 반전을 노렸다. 경기 종료 5분 전에는 구자철 대신 황의조(성남FC)를 내보냈다. 그러나 기대하던 추가골은 터지지 않았다. 오히려 후반 추가시간 시리아에 골지역 왼쪽에서 강력한 왼발슛을 허용해 실점할 뻔 했다. 그러나 공은 다행히도 골포스트를 맞고 튀어나왔다. 한국의 간담을 서늘케 한 시리아의 막판 슈팅이었다.
김경무 선임기자, 권승록 기자
kkm100@hani.co.kr
<아시아 최종예선 A조 7차전>
대한민국(4승1무2패) 1-0 시리아(2승2무3패)
홍정호(전4분·한국)
이란(5승2무) 1-0 중국(1승2무4패)
우즈베키스탄(4승3패) 1-0 카타르(1승1무5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