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3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유임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파주/연합뉴스
“슈틸리케 감독을 다시 한번 신뢰한다. 선수단은 본선진출의 저력이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3일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기술위원회 회의를 열고 위기에 빠진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을 유임시키기로 결정했다.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기술위원회에서 감독 거취에 대한 의견을 모았다”며 “일단 슈틸리케 감독을 재신임하고, 다음 경기에 최선을 다해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슈틸리케 감독을 최근 한 경기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부임 이후 아시안컵과 최종예선까지 해온 것을 평가해 다시 한번 신뢰를 주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대표팀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에서 본선 직행권을 받는 2위(4승1무2패·승점 13)를 달리고 있지만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에 바짝 쫓기고 있다. 또 원정경기에서 1무2패 등 단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 남은 일정은 6월13일 카타르 원정, 8월31일 이란과의 홈대결, 9월5일 우즈베키스탄 원정 등 세 경기다. 쉽지 않은 싸움이다.
이용수 위원장은 “슈틸리케 감독의 선수단 미팅에 들어가 보면 나름대로 상대와 우리 선수에 맞는 전술적 준비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준비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이 위원장은 “우리와 맞서는 상대팀은 2~3주 전에 소집돼 싸움을 준비하는데, 우리는 2~3일밖에 훈련할 시간이 없었다. 어떤 때는 세트피스 훈련도 여유 있게 하지 못하고 경기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6월 카타르 원정경기는 본선행에 사활이 걸린 대회다. 이 위원장은 “앞으로의 상황은 예측하기 힘든 비상상황이다. 기술위도 한 경기 한 경기에 따라 감독의 거취를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은 대표팀 지원을 위해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6월 카타르 원정 때는 프로팀의 협조를 얻어 훈련시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비쳤다. 만약 대표팀이 5월 말에 소집된다면 최대 2주간 훈련을 할 수 있다. 6월8일 두바이에서 이라크와의 평가전도 예정돼 있는 등 착실한 대비가 이뤄질 수 있다.
이용수 위원장은 “카타르와의 경기 때는 프로연맹과 사전 협의를 통해 소집하고 현지 더위와 시차 문제, 대표팀 선수들의 경기력 등을 철저히 분석한 뒤 대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주/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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