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나이티드의 황일수(가운데)가 9일 저녁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감바 오사카를 상대로 추가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서귀포/연합뉴스
“K리그 자존심을 지켜 자부심이 크다. 16강에 안주하지 않겠다.”
조성환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은 9일 저녁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감바 오사카와의 최종 6차전 승리(2-0) 뒤 이렇게 말했다. 제주는 이날 K리그 선두팀답게 감바 오사카를 맞아 전반 정운의 선제골과 후반 황일수의 추가골로 완승을 거뒀다. 3승1무2패(승점 10)로 장쑤 쑤닝(승점 15)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제주는 팀 창단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 기쁨도 누렸다. 조성환 감독은 “공격수부터 미드필더, 수비까지 적극적으로 뛰었다. K리그의 자존심을 지켜 기쁘다”고 했다.
이날 제주는 초반부터 파상적인 공세로 나온 감바 오사카의 압박에 움찔했다. 감바는 짧은 패스를 바탕으로 밀고 올라와 제주의 골문을 여러 차례 노렸다. 하지만 골은 단순하고 빠른 역습을 펼친 제주의 효과적인 공격이 일궜다. 정운은 전반 29분 마르셀로의 후방 패스를 받아 골문을 갈랐고, 황일수는 후반 21분 역시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공을 치고 들아가 골을 잡아냈다. 스피드로 상대 한명을 제치면서 얻어낸 공간을 활용한 군더더기 없는 결정타였다. 제주의 이창민도 강력한 슈팅을 터뜨리는 등 감바 오사카를 몰아쳤다.
실낱같은 16강행 희망으로 공세를 편 감바는 실점 이후에도 패스 플레이로 제주의 골문을 자주 위협했지만, 제주의 수문장 김호준의 벽에 막혔다. 조성환 감독은 “선수들이 잘 해 주었고 팬들의 응원으로 기운을 받았다. 16강 진출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시즌 K리그 팀들의 챔피언스리그 활약이 저조한 상황이어서 맵찬 공격력을 보유한 제주에 대한 팬들의 기대도 높다.
한편 수원 삼성은 광저우 에버그란데와 벌인 G조 원정경기에서 염기훈의 선제골 등으로 기세를 올렸으나 2-2로 비기면서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수원은 2승3무1패(승점 9)가 됐고, 광저우는 승점 10. 일본의 가와사키가 이날 홍콩의 이스턴SC를 꺾고 승점 10을 얻어 2위까지 주어지는 16강 티켓을 챙겼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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