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벤투스의 잔루이지 부폰 골키퍼가 10일(한국시각) 유벤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AS모나코의 새별 음바페의 슈팅을 막아내고 있다. 토리노/AFP 연합뉴스
“사람은 마지막까지 꿈을 믿어야 한다.”
세계 축구 최고의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39·유벤투스)이 10일(한국시각) 이탈리아 토리노 안방에서 열린 AS모나코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승리(2-1)로 결승에 진출한 뒤 한 말이다. 부폰은 이날 모나코의 새별 음바페에게 후반 한골을 내줘 이전 경기까지 유지해온 챔피언스리그 6경기 연속 무실점 기록을 이어가지 못했지만, 여러 차례 선방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부폰한테 결승진출이 남다른 것은 평생 이루지 못한 꿈 때문이다. 부폰은 17살 때인 1995년 11월 세리에 A 데뷔전을 치렀고, 이후 클럽과 이탈리아대표팀에서 펄펄 날았다. 유럽축구연맹 올해의 선수상이나 2006 독일월드컵 우승으로 야신상을 거머쥐는 등 주요한 상은 모두 휩쓸었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 정상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부폰은 이날 모나코전 승리로 1·2차전 합계 4-1로 결승에 오른 뒤, “2년 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패한 뒤 모든 이들은 내 축구 인생에서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사라졌다고 여겼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 꿈을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2001년부터 유벤투스의 골문을 지킨 부폰은 2002~2003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AC밀란에 승부차기 끝에 우승컵을 내줬고, 2014~2015 시즌엔 FC바르셀로나에 1-3으로 패해 정상 문턱에서 눈물을 흘렸다. 부폰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향해 달리다 보니, (많은 나이에도) 현재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고 했다.
부폰의 결승전 상대는 11일 열리는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4강 2차전에서 결정된다. 레알 마드리드는 1차전에서 3-0으로 이겨 유리한 상황이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은 6월 4일 새벽 4시 45분 영국의 웨일스 카디프시티에서 열린다. 평생의 꿈을 간직해온 부폰은 외신에서 “결승에 오른 것이 목표가 아니다. 그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반드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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