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축구·해외리그

‘어른’이 된 토티의 고별

등록 2017-05-29 11:23수정 2017-05-29 12:21

AS로마에서만 25년 원 클럽 맨
786경기 307골 뒤로하고 은퇴
“축구동화에서 깨어나기 싫다”
AS로마의 프란체스코 토티가 29일(한국시각) 열린 2016~2017 세리에A 마지막 제노바와의 경기 뒤 팬들에게 작별인사를 고하고 있다. 로마/EPA 연합뉴스
AS로마의 프란체스코 토티가 29일(한국시각) 열린 2016~2017 세리에A 마지막 제노바와의 경기 뒤 팬들에게 작별인사를 고하고 있다. 로마/EPA 연합뉴스
“시간이 나의 어깨를 살짝 두드려요. 이제 어른이 될 때라고.”

한국 축구팬에게도 잘 알려진 이탈리아의 축구 스타 프렌체스코 토티(41)가 29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로마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열린 2016~2017 이탈리아 세리에A 38라운드 마지막 제노바와의 경기에서 눈물의 고별식을 했다. 토티는 후반 9분 출전해 36분간 뛰며 로마의 3-2 승리에 기여했다. 로마는 2위를 확정하며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따냈다. <이에스피엔>은 “우리의 순간이 왔다. 불행히도 그 순간은 내가 절대 오지 않기를 바랐던 것이다. 나는 미친 듯이 울었다. 25년간의 시간을 어찌 잊으랴. 이제 어른이 될 때”라는 토티의 고별사를 전했다.

토티는 1993년 17살의 토티가 로마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이래 25년간 로마에서만 뛰면서 786경기 307골을 터뜨렸다. 정규리그 우승과 두 번의 코파 이탈리아, 2번의 이탈리아 슈퍼컵 우승을 일궜다. 2002 한일월드컵 16강전에서는 위력적인 공습으로 한국의 골대를 위협했으나 연장전에서 할리우드 액션을 했다는 이유로 퇴장당한 아픔이 있다. 강인한 인상과 다부진 체격에서 빚어내는 골문 앞 파괴력이 위력적이다. 토티는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는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유소년 시절부터 로마에서 성장한 토티는 원팀맨의 전형이다. 토티는 팬을 향한 고별 편지에서 “28년의 세월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으랴. 그래서 노래나 시로 말하고 싶은데 그쪽엔 재주가 없다. 그래서 쉬워 보이는 발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고별사는 한 편의 문학작품 같았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은 축구였다. 어느 순간 시간이 어깨를 두드리며 이제 어른이 될 때라고 한다. 그가 내일부터 너는 성인이라고 한다. 이제는 잔디의 냄새도, 뜨거운 태양도, 아드레날린도, 승리의 기쁨도 느낄 수 없을 거라고 말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토티는 은퇴의 심경을 어렸을 적 진귀한 꿈을 꾸는데 엄마가 학교 가라며 깨워야 하는 상황에 빗대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런 꿈인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마법은 깨졌다”고 했다. 토티는 “동화 같은 내 축구인생의 최악의 부분이다. 끝이라고 인정할 준비가 안 돼 있지만 마지막으로 셔츠를 벗어 예쁘게 갤 것이다. 이제 진짜 끝났다”고 했다. 그동안 인터뷰 등을 하지 않은 것에는 미안함을 표시했다. 그는 “마치 페널티킥을 성공해야 하는 순간의 두려움과도 다르다. 골망 뒤로 어떤 세계가 있는지 알 수가 없다”고 했다.

토티는 “나는 통로를 따라 라커룸에 내려간다. 내가 어렸을 때 나를 반겨주던 그곳에서 나는 어른이 돼 떠난다”고 맺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1.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2.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3.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4.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5.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