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5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라스알카이마에서 열린 팀 훈련에 앞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말을 듣고 있다. 라스알카이마/연합뉴스
축구대표팀의 카타르 원정이 또 하나의 복병을 만났다. 카타르를 둘러싼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변국이 테러세력 지원 빌미로 육로와 해상, 항공로를 끊었기 때문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4일 새벽 4시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8차전을 위해 현재 이웃한 아랍에미리트의 라스알카이마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다. 대표팀은 8일 새벽 이라크와 평가전을 치른 뒤 10일 직항으로 카타르 도하로 향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사우디,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등 주변국들이 단교 조처와 함께 육로와 해상, 하늘길을 차단하면서 직항으로 카타르로 갈 수 없다. 방법은 카타르와 단교하지 않은 남쪽의 오만으로 들어갔다가, 이곳에서 다시 카타르로 들어가야 한다. 이럴 경우 카타르 입국을 위한 항공편 거리가 두배 이상 늘어나고, 환승이나 대기 시간 등으로 카타르 입국의 피로도가 증가할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더운 날씨도 극복해야 하지만 항공편까지 새로 알아봐야 해 선수들이 조금 더 피곤해질 것 같다. 오만 등을 경유한 대체 항공편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의 <가디언>은 카타르에 대한 주변국의 단교로 2022 카타르 월드컵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2010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이후 지금까지 카타르가 겪은 최악의 상황이라며, 월드컵 준비를 위해 9개의 경기장 신설 등 막대한 시설투자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라인하르트 그린델 독일축구협회 회장은 “독일 정부나 유럽축구연맹과 정치적 해법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타르 항공을 후원사로 두고 있는 국제축구연맹은 “카타르 월드컵조직위 등 관련 단체와 정례적인 접촉을 하고 있다”고만 언급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