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 3층 본부석 옆 매점에서 아이스크림 하나를 집어 든 외국인 대릴 하딩은 계산대까지 오는데 35분 걸렸다고 했다.
“너무 하네요. 35분 기다려서 여기까지 왔어요.”
캐나다 출신의 대릴 하딩 경기수원외국어학교 강사는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 매점에서 아이스크림 하나 먹기 위해 35분 기다린 사연을 이렇게 말했다. “정말 너무 하네요. 매점 몇 개 더 늘리면 될 텐데. 2002년 한일월드컵 때는 안 그랬어요”라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이날 국제축구연맹(FIFA) 20살 이하 월드컵 결승전 잉글랜드와 베네수엘라의 경기를 보기 위해 스타디움에는 3만여 관중이 몰렸다. 앞서 경기에는 1만여명이 이탈리아-우루과이의 3~4위전을 봤다. 한번 경기장에 들어오면 밖에 나가기가 힘들고, 입장 때부터 먹을 것이나 마실 것은 모두 압수당했다. 결국 경기장 안에서 끼니를 때우거나 음료를 사 먹어야 하는데 매점은 턱없이 부족했다. 3층 본부석 한쪽에는 매점 두 개가 있었는데, 음료와 핫도그, 컵라면과 아이스크림 등 품목이 많지 않았다. 더욱이 사람들이 몰리면서 한 매점에 50m 이상 줄이 양쪽으로 펼쳐져 계산대까지 가려면 30분은 넘게 서 있어야 했다. 하딩은 “아이스크림 하나와 맥주 두 캔 사기가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 줄 서서 기다리는데 너무 시간을 많이 소비한다”고 불만스러워했다.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의 3층 매점 양쪽으로 관중이 50m가 넘는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대회 결승전 입장 관중은 대략 예측이 가능했다. 그렇다면 최소한 수요 예측을 통해 간이 판매대를 늘리거나 먹거리 아이템을 많이 준비하는 게 팬 서비스였다. 임시 입점을 시킬 경우 판매점을 설치할 상인들은 차고 넘친다. 대회 기간 먹거리에 대한 불만은 여러 번 터져 나왔다. 이번 대회를 참관한 마쿠스 한 <한겨레> 독일 통신원은 “워낙 먹는 문화가 발전하지 못한 독일에서도 프로 경기나 국제 대회가 열리면 한국의 열배 정도는 매점이 많고 품목도 다양하게 준비해 놓는다. 좀더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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