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의 주장 기성용(왼쪽)이 13일 오후(현지시각)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A조 카타르와의 경기에서 팀의 두번째 골을 성공시킨 황희찬에게 축하를 전하고 있다. 도하/연합뉴스
지도자 탓인가? 선수 탓인가?
아시아의 강호 한국이 14일(한국시각)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카타르전에서 패배한 것을 바라보는 시선은 다양하다. 선수들의 멘털이 과거 태극마크를 달았던 선배들보다 못하다는 지적부터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전술·색깔 실종의 탓까지 각양각색이다. 모두 부정적이다. 하지만 대표팀의 주장 기성용(28·스완지시티)에 대해서는 만장일치로 엄지를 치켜세운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기성용이 없다면 그 정도 경기하기도 힘들었다. 부상이라도 당하면 큰일”이라고 했다.
중앙에서 패스의 완급 조절을 맡은 ‘택배’ 패스의 기성용은 첫골을 내준 뒤에는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다. 전반 막판 골대 위를 살짝 넘어가는 슈팅은 해결하겠다는 열망의 표현이었다. 0-2로 뒤지던 후반 17분 이재성의 땅볼 패스를 골로 연결한 것은 팬들의 답답증을 뻥 뚫어주었다. 슈틸리케호의 최종예선 원정경기 첫골이자, 기성용의 A매치 10골(92경기). 이후 25분 황희찬의 득점포까지 터지면서 한국은 흐름을 탔지만 팀 패배로 아쉬움을 삼켰다.
기성용은 이날 전반 30분 손흥민(토트넘)이 헤딩볼 경합 과정에서 오른손목을 다쳐 이근호(강원)로 교체돼 나가자 더욱 무거운 부담을 안았다. 예상과 달리 강한 압박으로 카타르가 나오면서 선수단이 흔들리자 안정적인 플레이로 템포를 조절했다. 소속팀에서는 고급한 패스를 공급받아 골을 터뜨리는 손흥민은 대표팀에서는 기복이 있다. 하지만 기성용은 변함없이 중앙의 패스 마스터로 한국팀의 중심추 구실을 했다. 기성용은 경기 뒤 “모든 부분에서 부족했던 것 같다. 주장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 앞으로 두 경기에서는 집중해서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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