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이 27일(한국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도심에 세워진 2018 러시아월드컵 마스코트 자비바카 옆에서 포즈를 잡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EPA 연합뉴스
국제축구연맹(FIFA)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의 추문이 드러났다.
독일의 <빌트>는 27일(한국시각) 피파 윤리위원회 조사관을 지낸 미국 독립수사관 마이클 가르시아가 2018·2022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있었던 뇌물과 비리 의혹을 조사해 낸 원본 보고서를 입수했다며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보도 내용을 보면 2010년, 카타르월드컵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피파 집행위원의 10살 딸 계좌에 200만달러가 입금되고, 집행위원 3명이 개최지 선정 투표에 참여하기 전에 카타르축구연맹 소속 전용기를 타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파티에 참석한 것으로 돼 있다. 또 카타르의 2022년 월드컵 유치가 확정된 직후 피파의 집행위원이 카타르축구연맹 회원들에게 서신을 보내 유치를 축하하고, 수십만유로를 이체해준 데 대해 감사를 전한 대목도 있다.
2013년부터 부패 조사관으로 개최지 선정 과정의 불법 행위를 조사한 가르시아는 애초 403쪽의 보고서를 냈다. 핵심인물 75명과의 인터뷰에다 20만건에 이르는 서면 증거를 바탕으로 작성했다. 하지만 피파 집행부가 2014년 보고서 내용을 42쪽으로 압축해 발표하면서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불법은 없었다고 밝혔다. 또 일절 원본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자 가르시아는 항의 표시로 스스로 사퇴했다.
물론 이 자료를 입수한 페터 로스베르크 기자는 페이스북에서 “이 보고서가 2018·2022 월드컵이 돈으로 구매됐다는 증거를 제시하지는 못한다. 퍼즐처럼 모든 것들이 맞춰질 때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영국의 <비비시>(BBC)는 “보고서의 공개를 통해 2014년 피파 집행부가 왜 카타르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 문제가 없다고 결정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빌트>는 이날부터 403쪽의 원본을 전부 공개하기로 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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