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선수들이 29일(한국시각)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2017 컨페더레이션스컵 4강전에서 3번 연속 슈팅을 막아낸 ‘거미손’ 클라우디오 브라보 골키퍼를 헹가래 치고 있다. 카잔/EPA 연합뉴스
골키퍼 클라우디오 브라보의 날이었다.
남미 챔피언 칠레의 골키퍼 클라우디오 브라보(34·맨체스터시티)가 29일(한국시각)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7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4강전에서 신들린 듯한 승부차기 3연속 선방으로 팀이 포르투갈을 꺾고 결승에 오르는 데 견인차가 됐다. 두 팀은 연장전까지 가는 120분 혈투에도 0-0으로 비겼으며, 칠레는 승부차기에서 브라보의 선방과 선수 세 명의 잇따른 성공으로 3-0 승리를 이뤄냈다. 칠레의 역대 첫 컨페드컵 결승 진출이다. 칠레는 30일 벌어지는 독일-멕시코 4강전 승자와 다음달 3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경기장에서 결승전을 치른다.
볼 점유율에서 포르투갈을 56-44로 앞선 칠레는 연장 후반 13분 두 차례 연속 골대를 때리는 불운을 겪었다. 아르투로 비달의 슈팅이 오른쪽 골대를 맞고 나오자, 마르틴 로드리게스가 재차 찼지만 이번엔 골 가로대를 맞고 튀었다. 하지만 승부차기에 들어가서는 ‘거미손’ 브라보의 철벽 방어로 최후에 웃었다.
칠레는 비달과 차를레스 아랑기스, 알렉시스 산체스 등 3명의 키커가 모두 득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포르투갈의 1~3번 키커는 브라보의 선방에 걸려 모두 실축했다. 브라보는 포르투갈의 히카르두 쿠아레즈마의 슈팅을 왼쪽으로 몸을 날려 막아냈고, 2번 키커인 주앙 모티뉴, 3번 키커인 루이스 나니의 슈팅도 동물적인 감각으로 쳐냈다. 브라보는 이날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관심을 모았던 칠레의 ‘공격 핵심’ 산체스(아스널)와 포르투갈의 ‘득점 기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의 ‘넘버 7의 전쟁’은 팬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지는 못했다. 산체스는 승부차기 키커로 나서 득점했지만 호날두는 앞서 나선 키커 3명이 모두 실축해 승부차기에 나서지도 못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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