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마르가 5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의 생제르맹 경기장에서 열린 입단 환영식에서 홈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내 꿈은 돈 벌어 쿠키회사를 사는 것이다. 먹고 싶을 때 마음껏 먹고 싶다.”
<사커노믹스>의 저자 사이먼 쿠퍼가 7일(한국시각) <이에스피엔> 기고에서 파리 생제르맹으로 이적한 네이마르(25)와 한 과거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굶지는 않았지만 가난했던 네이마르는 이제 연봉 4500만유로(세후 3천만유로)를 챙길 수 있어 꿈을 이룰 수 있다. 2억2200만유로의 이적료나 연봉 모두 사상 최고액이다.
하지만 쿠퍼는 네이마르의 생제르맹 이적에는 돈 말고도 네이마르와 구단의 복잡한 셈이 작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단 네이마르는 바르셀로나 메시의 그늘에서 벗어나 한 구단의 간판으로 우뚝 서게 됐다. 당장 등번호도 바르셀로나 시절의 11번에서 10번으로 바꿨다. 이제 넘버 2가 아니라 넘버 1이다. 프랑스 언론에서는 1982년 미셸 플라트니가 생테티엔에서 이탈리아 유벤투스로 이적한 이래 세계 3대 스타 가운데 한명을 프랑스리그가 보유하게 됐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생제르맹에는 다니 아우베스, 티아고 실바 등 브라질 출신 선수들이 많다. 네이마르는 이들과 외식을 즐길 수도 있고, 마치 대표팀에서 뛰는 듯한 편안함을 느낄 수도 있다. 물론 카를로 안첼로티 전 생제르맹 감독은 “남미 친구들은 자기네끼리, 이탈리아 친구들도 자기네끼리 공을 찬다. 문제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생제르맹은 네이마르에게 브라질식의 편안함을 보장해 놓은 상태다.
2011년 생제르맹을 인수한 카타르의 자본의 정치적 계산도 네이마르 영입의 한 요소가 되고 있다. 가스수출 재원이 넘치는 카타르 소유 구단의 입장에서는 네이마르의 보유는 거부가 자신의 거실에 피카소 그림을 거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고 쿠퍼는 분석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변국에 의해 봉쇄된 카타르로서는 우군이 필요하고, 줄곧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온 프랑스에 네이마르는 하나의 선물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실제 에마누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네이마르의 영입 뒤 “좋은 뉴스”라고 말한 바 있다.
생제르맹이 프랑스 축구팬들에게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안긴다면 금상첨화다. 실제 생제르맹은 네이마르의 영입이 챔피언스 우승을 위한 기폭제가 되기를 원한다. 최근 5년간 프랑스리그를 4연패한 생제르맹은 그동안 챔피언스리그 8강의 벽을 넘지 못했다. 올해는 16강 안방에서 바르셀로나를 4-0으로 이겼으나 원정에서 1-6 대패를 당하면서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 마지막 결정타는 네이마르가 날렸다. 네이마르는 바르셀로나 시절 생제르맹과의 6차례 챔피언스리그 대결에서 7골을 넣기도 했다.
쿠퍼는 “생제르맹이 평소처럼 챔피언스리그 8강에 오른다면 네이마르가 행운을 불러올지 모른다. 확실한 사실은 이제 네이마르가 생제르맹을 상대로 골을 넣지는 않는다는 것”이라고 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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