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황희찬, 김민재, 권창훈. 대한축구협회 제공
신태용호에 뽑힌 대표팀 막내 3인방이 소속팀에서 신바람을 냈다.
신태용 감독이 31일 이란, 다음달 5일 우즈베키스탄과 벌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9, 10차전에 대비해 불러들인 20대 초반의 황희찬(21·잘츠부르크), 김민재(21·전북 현대), 권창훈(23·디종)이 19~21일 소속팀 경기에서 골폭죽을 터뜨렸다. 26명의 대표팀 가운데 가장 어린 3인방의 활약은 선배들한테도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황소’ 황희찬은 19일(한국시각) 루마니아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 비토룰과의 경기(3-1)에서 전반 2분 득점포를 터트려 팀 승리를 이끌었다. 황희찬은 21일 안방인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20172018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5라운드 장크트 푈텐과 경기에서도 후반 45분 골로 팀의 5-1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두 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황희찬은 챔피언스리그 예선과 정규리그를 비롯해 이번 시즌 11경기 7호골을 작성해 상승세를 이어 갔다.
전북 현대의 중앙 수비수 김민재 또한 19일 안방에서 열린 광주FC와의 경기에서 전반 중거리슛으로 역시 3-1 승리의 밑돌을 놨다. 혼전 중 흘러나오는 공을 슈팅으로 연결해 ‘골 넣는 수비수’ 대열에 합류했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미드필더로 맹활약한 권창훈도 20일 열린 2017-2018 프랑스 리그앙 3라운드 스타드렌과의 원정경기에서 0-2로 뒤지던 후반 6분 추격골을 터트렸다. 디종은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 동점골까지 뽑아내 2-2로 비겼다. 권창훈은 이날 득점으로 프랑스 무대 진출 7개월 만에 데뷔골을 넣었다. 지난주 신태용 감독의 대표팀 명단에 든 것이 힘이 된 것으로 보인다.
셋의 활약은 신태용 감독에게도 반가운 소식이다. 신 감독은 최종예선 이란전 등에 대비해 노장 이동국(38·전북)과 장신의 김신욱(29·전북)을 공격수로 호출했다. 하지만 활동량이 많은 축구를 좋아하는 신 감독의 공격수 선택 1번은 황희찬이다. 수비수 김민재의 부상은 그동안 허점을 노출한 중앙 수비수 진용에 경쟁을 촉발시킬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를 중퇴한 김민재는 올 시즌 K리그에 데뷔한 신참이지만 호화 진영인 전북에서 선발을 꿰차고 있다. 공격성이 강한 권창훈이 골맛을 본 것도 보약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란과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해결해줄 선수들은 여전히 선배그룹이지만, 막내 3인방의 성장은 신 감독의 전술 선택의 폭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황희찬은 그동안 완성도가 떨어졌지만 이제 대표팀 적응기에 들어섰고, 권창훈도 슈틸리케 감독 시절에는 많이 볼 수가 없었지만 감각이 좋은 선수다. 중앙 수비수 김민재의 발굴도 기대를 품게 한다. 신 감독은 잠재력이 큰 이들과 선배들의 신구 조화를 이루는 방법을 잘 연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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