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이근호가 2일 오후(현지시각)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부뇨트코르 보조경기장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 10차전을 앞두고 훈련 준비를 하고 있다. 타슈켄트/연합뉴스
우즈베크 연습장은 다시 활력이 넘쳤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일부터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부뇨트코르 아카데미 운동장에서 다시 축구화 끈을 바짝 묶었다. 31일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전(0-0) 후유증에서도 벗어났다. 1일 출국한 대표팀 선수들은 경기 뒤 피로와 장시간 여행, 시차를 딛고 첫날 화기애애하게 훈련을 소화했다.
이란전에 출전하지 못한 고참 선수들도 불만 없이 하나로 뭉쳤다. 이근호(강원)는 “나를 포함해 누구도 개인적인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출전 욕심을 냈다면 더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초연했다. ‘왼발의 달인’ 염기훈(수원)도 “출전 못했다고 섭섭하지 않다. 어느 때보다 더 열심히 준비할 뿐”이라고 말했다.
5일 밤 12시(한국시각) 열리는 아시아 최종예선 10차전 우즈베크전은 마지막 기회다. 한국(승점 14)이 이기면 승점 17이 돼, 우즈베크(12점)나 시리아(12점)를 따돌리고 A조 2위로 자력으로 본선에 오른다. 하지만 비기거나 지면 본선행 불발 가능성이 있다. 대표팀이 월드컵에 나가지 못하면 비판 여론이 커지고, 중계권 등 축구협회 후원 수입의 감소 등으로 후폭풍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신태용 감독도 엄청난 중압감을 느끼고 있다. 신 감독은 첫날 이뤄진 훈련도 초반부만 공개했고, 극도로 전력 노출을 꺼리고 있다. 황희찬(잘츠부르크)이나 손흥민(토트넘)의 몸 상태가 나쁘지 않고, 무릎수술 재활로 이란전을 관중석에서 지켜봤던 기성용(스완지시티)도 팀 정상훈련을 소화한 것은 긍정적인 요소다. 신 감독은 “기성용의 출전 여부는 반반이다. 몸 상태가 올라와도 연습 없이 실전에 나서면 부상을 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성용은 지난해 11월 우즈베키스탄과의 안방 1차전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풀타임 활약하며 2-1 승리에 힘을 보탰다. 기성용은 “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뛰지 못하더라도 동료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다.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하는 수비수 최철순(전북) 대신 고요한(서울)이 백업으로 버티고 있고, 다른 포지션에 큰 문제는 없다.
한국의 역대 우즈베키스탄 맞대결 전적은 10승3무1패로 절대 우위다. 1997년부터는 진 적이 없다. 신태용 감독은 “남은 시간 우리의 조직력을 다지고 패턴 플레이 준비를 할 것이다. 무실점 승리를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다만 한국이 이번 월드컵 최종예선 원정경기에서 승리한 적이 없고, 우즈베키스탄 역시 한국을 이긴다면 본선에 진출할 수 있어 배수의 진을 치고 나올 것이 뻔하다.
하재훈 전 에스케이 감독은 “기성용의 공백이 크다는 것을 느낀다. 중원을 장악해야 공격과 수비도 살아난다. 감독이 선수들의 역할 분담 등 전술적인 변화를 주고 현지의 운동장에도 잘 적응해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슈켄트/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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